‘앞으로 집값 어떻게 될까요.’

최근 들어 흔히 듣는 질문입니다. 부동산 시장 불황이 수 년간 지속된 데다 집값이 워낙 바닥권을 헤매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같은 물음이 늘고 있지요. 2013년 11월 이후의 주택시장에 대해 전문가들조차 갈피를 못잡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경제의 더딘 성장과 향후 경기 회복 불투명, 자주 바뀌는 정부 주택정책, 젊은 세대의 주택인식 변화(소유보다 단순 주거) 등 확실한 것이 없기 때문이지요. 특히 지난 10여 년 동안 수도권의 과도한 택지 공급, 보금자리주택의 대거 등장, 도시형생활주택 방만한 인허가. 건설·시행사들의 속도조절 없는 주택 분양 등은 주택시장 침체 지속의 숙주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이유로 일부에서는 향후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집값 상승 조건이 점점 갖춰지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정부가 주택공급을 축소하고 행복주택사업도 지리멸렬한 상황입니다. 주택공급의 경우 인·허가를 줄이는 형태로 올해만 3만 가구가 감소한다고 합니다. 또 올해 안에 착공 예정이었던 행복주택도 내년으로 넘어갔고요. 특히 행복주택은 건설비용과 고난도 기술 등으로 목표물량(5년 20만 가구) 맞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 인구구조 변화도 주택 수요를 촉발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는 주택시장이 워낙 바닥권을 헤매는 상황이어서 인구 변화에 따른 수요에 주목하고 있지 않지만 공급 축소가 현실화하는 내년 이후에는 가수요를 유발할 개연성을 안고 있습니다. 향후 5년은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자녀들이 결혼 적령기에 접어드는 시기이기 때문이지요. 이들은 흔히 ‘에코부머’(1978~1995년 생)로 불리고 있는데 다른 연령대보다 30만 명 이상이 많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들 에코부머 세대의 본격적인 결혼과 분가(分家)를 주목할 것을 주문합니다.

에코부머 세대야 주택을 매입할 자금 여력이 없지만 주택을 자산으로 생각하는 베이비부머 중 여유자금이 있는 이들은 자녀들의 분가 시 집 장만을 거들 가능성이 큽니다. 이에 따라 대부분 아파트에서 자라서 좋은 주거환경을 선호하는 에코부머가 집에 대해 주거와 소유를 동시에 생각하고,부동산 재테크에 관심을 가질 경우 집값은 예상 외로 오를 수도 있다는 것이죠.

향후 5년 주택시장은 예상보다 롤러코스터를 탈 수 있습니다. 세계 경기와 한국 경제가 동반 침체할 경우 현재보다 더 나빠질 것입니다. 하지만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한다면 집값은 확실한 상승행진을 할 수 있습니다. 미래를 위한 재테크를 생각한다면 정부 주택공급 축소가 가시화되기 이전, 에코부머 세대가 본격적으로 결혼하기 이전 시기에 내집마련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