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이 정보서비스업과 금융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으며 계열사를 통한 진출을 늘려 가는 한편, 통신업과 방송업·숙박업 등에서는 점차 손을 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기업경영 평가기관인 CEO스코어가 2008년 한국표준산업분류 체계가 개편된 이후 지난해까지 5년간 30대 그룹이 영위하고 있는 업종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76개 업종 중 이들이 진출한 업종은 2008년 54개에서 지난해 말 63개로 16.7% 늘어났으며 정보서비스업과 금융업으로의 진출이 두드러졌다.

먼저 30대 그룹이 지난 5년간 가장 많이 진출한 업종은 부동산업이었다. 30대 그룹 내 90개 계열사가 뛰어들었는데 이는 지난 2008년 43개사에 비해서도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두 번째로 진출이 많았던 업종은 정보서비스업으로 2008년 10개에서 지난해 말 19개로 90%나 늘어났다. 계열사 커머스플래닛을 통해 진출한 SK그룹이 대표적으로, 정보기술(IT)과 콘텐츠를 결합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겠다는 전략 아래 대기업의 진출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신수종 사업으로 꼽히고 있는 전기장비제조업은 5년 전보다 88.9% 늘어난 17개사가 진출했고, 모기업에서 분리된 사업지원 서비스업은 88.0% 증가한 47개사로 각각 3, 4위에 올랐다. 이어 금융업(65.5%)과 금융 및 보험관련 서비스업(65.0%)은 각각 5, 6위를 차지했다.

30대 그룹 15개 이상 계열사들이 참여한 업종 중 영위하고 있는 대기업 계열사 수가 감소한 업종은 통신업(-11.1%)과 방송업(-6.3%), 기타 과학기술 서비스업(-4.3%)이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