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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골프용품 메이커인 타이틀리스트사의 ‘욱일승천기’(욱일기) 골프백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를 야기한 ‘퍼터 명장’ 스코티 캐머런이 17일 오전(한국시간)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캐머런은 “나와 내 동료들이 욱일기의 의미와 상징성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면서 “부주의로 상처받은 이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고의로 그런 것은 아니었으며, 더 이상 이 제품들을 유통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또 타이틀리스트 모기업인 아쿠슈네트 경영진에게도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했다.

캐머런은 지난 8일 일본 스코티 캐머런 박물관·갤러리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욱일기가 새겨진 새로운 한정판 골프백과 다른 용품들을 소개한 바 있다.

그러나 캐머런의 사과 뒤에도 타이틀리스트사에서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욱일기 골프백이 이베이 사이트에 여전히 올라와 있고, 이틀 전 1800달러이던 가격도 17일 오전 2600달러까지 치솟았다.

타이틀리스트 로고가 들어 있는 스코티 캐머런 골프백 등 일부 용품들이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 문양이 새겨진 채 이베이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는 보도(문화일보 10월 16일자 1·24면 참조) 이후 네티즌과 골프 관련 단체들이 잇따라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스코티 캐머런 마니아 4만여 명이 가입한 네이버 카페 ‘클럽 카메론’ 홈페이지에는 역사의식 없는 상업주의를 강력히 비판하는 항의 글과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오철규 대한골프협회(KGA) 국장은 “분명 잘못된 일인 만큼 타이틀리스트사의 명확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우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선수회 회장은 “캐머런이 문화적 차이를 몰라 행해진, 개인이 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욱일기 사용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