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차세대 주력 기종인 F-35 스텔스 전투기 설계 및 생산과정에서 719건에 달하는 설계변경과 제작공정상의 문제점이 발견됐다는 공식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같은 내용은 한국의 차기 전투기 기종 선정이 원점 재검토에 들어간 가운데 여전히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는 F-35 전투기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30일 미 국방부 감찰관은 “F-35 전투기의 설계 및 생산 과정을 점검한 결과 주계약업체인 록히드 마틴사와 5개의 주요하위계약업체에서 719건의 설계변경과 제작공정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발견했다”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1년간에 걸쳐서 F-35 제작의 전과정을 감찰한 결과를 토대로 지난 2012년 12월에 작성됐으며 이번에 공개됐다. 그동안 F-35 전투기가 제작과정상에서 결함이 있다는 보도들은 간간이 나왔지만 미국 국방부가 감찰관 보고서를 통해 이를 종합적으로 공식 인정하기는 처음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F-35 전투기의 결함은 주로 생산라인에서 통제되지 않거나 승인되지 않은 설계변경과 조립과정상의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계약업체들은 제작과정에서 문서로 작성된 제조 매뉴얼과 조립공정 지침을 따르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면허가 만료된 고용인원들이 사출좌석(이젝션 시트) 테스트를 했던 경우도 있었다. ABC 방송은 “국방부는 계약업자들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다”라면서 “결국 F-35 전투기 구입에 따른 미국 납세자들의 비용부담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 감찰관은 “발견된 문제점들은 전투기 성능과 신뢰성, 유지 보수 그리고 궁극적으로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계약업체들이 문제점을 고쳤는지 확신할 수는 없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이와 관련, 이날 록히드 마틴사는 “지난 2012년 말 이후에 F-35 전투기 생산작업 개선조치를 취해 왔다”고 해명했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