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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담록 폐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 39일간 진행한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의 기록물 열람 작업을 통해 회담록의 존재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초 실종 경위 및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검찰은 향후 1∼2일 내에 열람 작업 종결 선언을 한 후 20일 정도 관련자 소환조사 및 분석 작업을 추가로 진행할 것으로 전해져 1차 열람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초 실종의 전모가 드러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회담록 못 찾아= 23일 사정당국 등에 따르면 검찰은 그동안 회담록이 있다는 전제하에 압수수색한 5개 목록을 샅샅이 훑어보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830여 만 건의 대통령 기록물이 보관된 97개 외장하드와 오프라인상의 서고에서 회담록이 확인되지 않자 사실상 회담록이 국가기록원에 존재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원(e知園)시스템의 백업시스템인 ‘나스’(NAS·Network Attached Storage)의 경우 데이터 복원용이라기보다는 이지원 시스템을 재구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관한 것인 데다, 봉하마을 이지원시스템에서도 회담록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그동안 소환조사했던 35명의 관련자들도 회담록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외장하드와 서고를 집중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석작업 관건= 검찰은 20일 동안 진행될 2단계 수사에서 회담록이 국가정보원에는 있지만 왜 국가기록원에는 존재하지 않는지를 추적해야 한다. 우선 노무현정부 인사들 주장대로 회담록을 국가기록원에 이관한 게 맞는지, 이관했다면 누가, 언제, 어떻게 이관했는지, 이관하는 과정에서 회담록이 실수로 빠졌는지, 고의로 삭제됐는지 등을 밝혀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환조사에 불응하고 있는 민주당 관계자 등 30여 명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다. 그러나 이들은 지금까지 검찰의 소환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그동안 열람 작업을 통해 회담록이 왜 대통령기록관에 존재하지 않는지를 뒷받침할 만한 자료를 일부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법처리 가능성= 사법처리 여부에 대해서는 검찰은 현재 매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누군가 고의로 사초를 폐기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않는 이상 특정인을 이번 사건으로 사법처리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아직까지 사초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검찰은 마지막까지 사초가 존재할 수 있다는 단 1%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신중한 입장으로 수사에 임하고 있다”며 “이런 이유로 사법처리 여부 또한 현재로서는 단정적으로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현미·김동하 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