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범사회적으로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우리 청소년 등이 주로 이용하는 국내 유명 포털 사이트의 카페, 블로그는 자살과 관련된 유해정보를 여과없이 확산시키는 무대로 변질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형법에는 사람을 교사(敎唆) 또는 방조(幇助)하여 자살하게 한 자만 처벌 규정이 있을 뿐, 인터넷 등 정보통신매체상의 자살 관련 유해정보를 유통한 자의 경우 명확한 처벌 규정이 없다. 이에 현행법으로는 인터넷상의 자살 정보, 동반 자살 모집 등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자살 관련 유해정보를 차단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과 함께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사회적인 네트워크의 구축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9일 이운룡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7월까지 인터넷상 자살 관련 유해정보 신고 건수는 모두 7777건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 기간 동안 네이버가 3891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네이트(700건), 일간베스트(541건), 디씨인사이드(524건), 다음(440건) 등이 뒤를 이었다.

또 포털의 자살 관련 유해정보를 구분별로 살펴보면, ‘지식검색’이 2765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게시물(2206건), 이미지 및 동영상(1011건), 블로그(541건), 카페(514건) 순이었다.

매년 인터넷매체상에 자살 관련 유해정보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정보통신매체상 자살 관련 유해사이트에 대해 지속적으로 단속하여 폐쇄조치를 하고 있으나, 신고에 의한 폐쇄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이에 이 의원은 9일 인터넷, SNS 등 정보통신매체에 자살 관련 유해정보의 유통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일훈 기자 o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