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대형마트의 우유 판매액이 최근 눈에 띄게 줄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통 전문가들은 서울우유가 우유 값 인상을 강행한 데다 폭염으로 인한 집유량 감소, 남양유업 욕설파문 후유증 등 ‘3중고’가 맞물린 결과인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주요 대형마트인 A사가 서울우유 우유 값이 220원(흰우유 1ℓ 기준) 오른 지난 8월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의 우유 전체 판매액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2%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우유 판매액은 주차와 요일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해 같은 달, 같은 주, 같은 요일과 비교했다.

이 기간 우유 시장 1∼3위인 서울우유의 경우 12%, 남양유업의 경우 11%, 매일유업의 경우 10%씩 각각 우유 판매액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주요 대형마트인 B사의 우유 매출 감소세는 더 가팔랐다. 서울우유의 경우 8월 30일부터 9월 2일까지의 흰우유 1ℓ 제품 하루 평균 매출액은 19%나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매일유업의 일평균 판매액은 56%나 증가했다. 서울우유가 우유 값을 올린 당일에는 매일유업의 흰우유 1ℓ 제품 매출액이 100%나 증가하기도 했다.

서울우유가 우유 값을 인상하자 매일유업이 저지방과 무지방 흰우유 1ℓ 제품을 각각 묶어 파격적인 가격인 3980원(하나당 1990원 상당)에 판매하며 반사이익을 톡톡히 거둔 것으로 보여진다. 할인행사가 없고 ‘재고 밀어내기 사태’의 후유증으로 숨고르기 중인 남양유업의 흰우유 1ℓ 제품 매출은 되레 22% 감소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상 최장의 폭염 사태 여파로 인해 집유량이 감소하면서 전반적인 우유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면서도 “여기에 서울우유는 가장 먼저 우유 값을 올린 탓에, 남양유업은 아직까지 ‘재고 밀어내기 사태’의 후유증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해 매출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르면 추석(9월 19일) 즈음에야 매일유업이나 남양유업 등이 앞으로 우유 값을 어떻게 할지 결정할 것 같다”면서 “지금과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