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당 실세? 김무성(앞줄 오른쪽) 새누리당 의원이 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신이 대표로 있는 ‘근현대 역사교실’ 창립 모임에 참석해, 강사로 나선 이배용(〃 왼쪽) 전 이화여대 총장 및 다른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심만수 기자 panfocus@munhwa.com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용틀임을 시작한 것일까. 4일 김 의원이 결성한 역사연구 모임에 4선 의원들을 포함해 국회의원 가입자 수가 100명을 기록했다. 새누리당 의원의 3분의 2 가량이 김 의원 모임에 가담한 것이다.

이날 첫 번째 모임은 마치 전당대회 출정식 같은 모습으로 진행되는 등 강력한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김 의원의 세(勢)를 확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의원은 행사에 앞서 문화일보와 전화통화에서 “그 동안 자중자애(自重自愛)하려고 했는데 앞으로는 박근혜 정권의 성공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역할을 하겠다”고 사실상 출사표를 던졌다.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새누리당 근현대 역사교실’ 첫날 당 소속 의원 100명의 가입자 중 54명과 당협위원장 12명 등 총 66명이 모였들었다. 이주영·정병국 의원 등 4선 의원을 비롯해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김학용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 등 원내 지도부와 초선의원들이 다수 참석했다.

이 모임은 김 의원이 주도해 만들었다. 그간 친박(친박근혜)모임인 ‘여의포럼’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적은 있었지만 김 의원이 직접 모임을 만들고 좌장 역할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치권에서는 그간 침묵을 지키던 김 의원이 이날 모임을 시작으로 당권을 향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모임에서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역사가 학생들에게 가르쳐질 때 이석기 사태 같은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며 “좌파와의 역사전쟁을 승리로 종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를 위한 의원총회와 본회의가 예정돼 있어 국회가 새벽부터 급박하게 돌아갔지만 계파를 아우르는 김 의원의 영향력을 반영하듯 모임의 열기도 뜨거웠다. 참석 의원 대부분은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이 강연자로 나선 ‘한국사 교과서 서술의 기본적 태도’ 강연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의원들은 김 의원과 악수하거나 눈도장을 찍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뒷줄에 앉았다가 김 의원 근처로 옮겨 앉는 의원도 있었고 김 의원과 사진을 찍겠다고 기다리는 원외 인사도 있었다.

김태환 안전행정위원장, 김정훈 정무위원장은 “미처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이날 가입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3일까지 98명이던 가입 의원수는 두 위원장이 가세하면서 100명을 찍었고 당협위원장은 16명이 가입했다. 새누리당 소속 전체 의원수가 153명인 것을 감안하면 10명 중 6∼7명꼴로 김 의원 모임에 들어온 것이다. 가입은 하지 않았지만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도 이번 모임 결성에 조언을 해줬다고 한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