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등 의혹 고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NAS(Network Attached Storage) 방식으로 저장된 ‘이지원(e知園) 시스템’의 재구동을 오는 16일 압수수색의 핵심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검찰은 이지원 시스템을 재구동하면 회의록이 이지원상에서 삭제됐는지, 아니면 청와대 비서실 기록관리시스템(RMS)이나 대통령기록물관리시스템(PAMS·팜스) 등으로 이관되는 과정에서 삭제됐는지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광수)가 경기 성남의 대통령기록관에서 16일 진행하는 압수수색 대상은 830여만 건의 대통령 기록물이 보관된 97개의 외장하드와 NAS 방식으로 저장된 ‘이지원 시스템’, 오프라인상의 기록물이 보관된 서고, 27개 외장하드로 보관된 봉하마을용 이지원 시스템 등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검찰이 수사의 열쇠로 보고 있는 ‘이지원 시스템’은 이지원으로 생산된 모든 데이터와 재구동할 때 필요한 소스코드(설계도)가 함께 보관돼 있다. NAS는 광대한 자료나 파일을 네트워크에 부착해 사용하기 편하게 저장하는 장치를 일컫는다. 이지원으로 생산된 데이터가 ‘이지원 시스템’에 보관돼 있다 하더라도 소스코드를 완벽하게 재현하지 않으면 데이터를 모두 복원할 수 없게 돼 있다. 검찰은 그동안 이지원 제작업체 관계자들과 국가기록물 관리에 정통한 인사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 등을 통해 소스코드 복원에 나선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복원한 소스코드를 통해 데이터를 재구동하고, 압수수색 과정에서 추가로 소스코드를 복원해 최대한 자료들이 재구동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지원에는 삭제기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동안 기술적인 부분을 연구해온 검찰이 이지원에서 삭제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원천적으로 삭제가 불가능한 시스템이라는 건 없다”고 말했다. 이지원 시스템과 팜스 등의 로그 기록 등을 확인 후 비교하면 어느 단계에서 삭제가 진행됐는지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