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유럽에서 첫 번째 파이어폭스 운영체제(OS) 탑재 스마트폰이 출시된 가운데 하반기 휴대전화 제조사들간 제3의 스마트폰OS 대전이 불을 뿜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각각 제3의 OS로 평가받고 있는 타이젠과 파이어폭스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4분기쯤 세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폐쇄적인 애플의 iOS를 제외하면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OS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드로이드가 아닌 OS 탑재 스마트폰을 개발, 구글 종속을 피하고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페인에서 파이어폭스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인 ‘ZTE오픈’이 출시됐다. ZTE오픈은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 ZTE와 파이어폭스를 개발한 모질라가 합작해 내놓은 첫 번째 파이어폭스 기반 스마트폰이다.

폴란드에서도 알카텔이 제조한 파이어폭스 스마트폰 ‘원터치파이어’의 판매가 시작됐다. 외신들은 올 가을쯤 헝가리와 그리스, 독일 등에도 원터치파이어가 공급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4분기 타이젠을 탑재한 첫 번째 스마트폰을 선보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젠 연합에는 삼성전자 외에 인텔, SK텔레콤, KT, NTT도코모, 보다폰, 오랑주, 스프린트, 파나소닉, NEC, 후지쯔, 화웨이 등 이동통신사와 제조사가 포함돼 있다. LG전자 역시 파이어폭스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4분기쯤 선보일 예정이다. 이밖에 소니모바일, 폭스콘 등도 파이어폭스 기반 스마트폰 개발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이처럼 앞다퉈 ‘탈 안드로이드’를 시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구글을 견제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구글은 2011년 모토로라를 인수하며 본격 스마트폰 사업에 뛰어든 상황으로, 업체들은 향후 구글이 최신 버전의 안드로이드를 자사의 스마트폰에 우선 공급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또 현재 무료로 공급되는 안드로이드를 구글이 언제든 유료화할 수 있다는 염려도 품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제조사들의 기술이 평준화돼 각사별 하드웨어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차별화된 OS를 탑재,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갖춘 업체가 경쟁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