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관광객마저 줄었는데 중국인 관광객까지 줄어들면 어떡하나요.”

여행·유통업계가 아시아나기 샌프란시스코공항 착륙사고가 미칠 영향을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뜩이나 일본 엔저 현상으로 일본인 방문객의 발길이 뚝 끊어진 상황에서, 중국인 방문객마저 줄 경우 국내 여행 및 유통업계에 큰 파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백화점·면세점 업계 등의 외국인 매출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 들어 50%에 육박할 정도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여 왔다.

8일 여행·유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기 착륙사고 직후 국내 방문 일정을 취소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움직임은 아직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중국 현지 언론이 워낙 민감하게 이번 사고를 다루고 있어 향후 중국 여론의 동향에 관련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아시아나기 착륙사고의 사망자가 중국인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중국 신화(新華)통신·차이나데일리 등은 실시간으로 사고 속보를 전달하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 관광의 안전문제에 대한 중국 여론이 악화되면 국내 관광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면세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확한 통계치를 잡고 있지는 못하지만 평소 인천국제공항을 경유지로 활용하면서 면세점을 이용하는 중국인 등이 매우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 사고로 당장 경유하는 중국인 수가 줄면 면세점 매출도 직접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또 다른 면세점 업계 관계자도 “항공기 사고는 여파가 큰 만큼 항공 안전에 대한 불신감이 커져 입국자 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특히 이슈에 민감한 일본인은 물론이고 사망자가 발생한 중국인마저 이번 사고의 영향으로 국내 방문계획을 취소할까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일본인 관광객 감소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여행업계는 이번 사고의 여파가 장기화될까봐 우려하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볼 때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당분간 위축될 수 있다”면서 “여행자보험에 가입하거나 고가 항공사를 이용하려는 외국인도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나서 외국인 관광객을 최대한 안심시킬 수 있는 후속 대책을 발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면서 “자칫 국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면 국내 관광산업에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관범·최준영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