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이 7월 ‘대전환’을 공식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북한의 ‘혈맹’ 중국마저 태도를 바꾸게 한 원인은 ‘핵’이었다. 중국의 수차례에 걸친 경고에도 불구하고 올해 초 ‘2·12 북한 제3차 핵실험’이 이뤄지면서 중국의 대북정책과 대한반도 정책 1순위가 비핵화로 돌아선 모양새다.

특히 북핵이 북·중 관계는 물론 미·중 및 한·중 관계를 크게 흔들면서 동북아 정세의 최대 불안정 요인으로 부상하고, ‘시진핑(習近平) 체제’가 내놓은 ‘신형대국관계(新型大國關係)’ 근간을 뒤흔들고 있는 상황이다. 그 연장에서 ‘남측에 의한 흡수통일 저지’ 원칙이 폐기되고 ‘자주적 평화통일 지지’ 원칙이 공식 논의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는 ‘조·중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조약’이 맺어진 지난 1961년 이후 50여 년 만의 변화로 읽힌다.

중국이 7월중 열릴 것으로 관측되는 외사영도소조에서 대북·북핵정책 변화 가능성은 매우 높다. 중국이 올 초부터 계기마다 북한에 ‘비핵화’를 강조하고, 시 주석마저 ‘특사’ 최룡해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만나 “비핵화는 대세”라고 밝힌 점도 같은 맥락이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이 내부적으로 정한 ‘3불1무(三不一無)’ 원칙도 변화가 예상된다. 중국 지도부는 남측에 의한 흡수통일을 원하지 않는다는 ‘불통(不統)’을 ‘자주적 평화통일 지지’라는 제4원칙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것. ‘자주적’으로 ‘평화적’ 방식의 통일이라면 남측에 의한 흡수통일도 수용하겠다는 ‘소극적’ 묵인으로, 기존 북·중 관계에서는 언급조차 불가능한 내용이다.

중국 정부의 대외적인 정책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한반도 안정·평화 ▲한반도 비핵화 ▲대화에 의한 해결 등 대북정책 3원칙 순서가 최근 바뀌고 있는 것. 지난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비핵화’가 부동의 제1원칙이 됐다. 이전에는 천안함·연평도 사건에도 불구하고 항상 한반도 안정·평화를 비핵화보다 더 앞서 언급했던 것에 비하면 분명한 변화다.

중국이 올해 2차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에 동의하고, 미국의 독자적 제재대상인 북한 조선무역은행 제재에 동참한 것도 이 같은 원칙을 현실화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이 제4차 핵실험을 감행하면 대북 에너지·식량 지원 중단 같은 ‘결정적 카드’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한·미 등 국제사회의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흥규(정치외교학) 성신여대 교수는 “중국 내에서 북한이 전략적 부담이냐, 자산이냐 논란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전략적 함정’론이 회자되고 있을 정도로 중국의 대북정책은 분명 전면 재검토 중에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한·중 정상회담은 중국에 우리 측 비전과 의지 등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