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옥외집회 및 시위를 금지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이 법안은 야간 옥외집회 금지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3년여 만에 대체입법으로 마련된 것이어서 이번 국회에서 통과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그동안 국회가 법 개정을 하지 않으면서 야간 옥외집회는 사실상 완전 허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입법 공백이 이어져 온 것이다. 윤재옥(새누리당) 의원은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옥외집회 및 시위를 금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고 21일 밝혔다.

윤 의원은 집회의 권리보장과 동시에 공공의 안녕 질서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도록 하려는 것이 개정안의 취지라고 밝혔다. 불법폭력시위 형태가 잔존하는 상황에서 공공 안녕 질서 유지 필요, 타인의 기본권 보장 등을 위해 일정 시간 제한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윤 의원 측의 설명이다. 야간 시간은 불법·폭력 시위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고, 야간 집회로 인한 집회·시위장소 인근 시민 및 상인들의 주거환경권(수면권, 휴식권, 통행권) 및 재산권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헌재는 지난 2009년 9월 24일 야간 옥외집회를 금지하고 있는 집시법 조항에 대해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2010년 6월 30일까지 대체조항을 마련하도록 했다. 헌재는 “사회의 안녕 질서와 국민의 주거 및 사생활 평온 등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범위를 넘어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라는 광범위하고 가변적인 시간대에 일률적으로 옥외집회를 금지하는 것에 위헌적인 부분과 합헌적인 부분이 공존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일반인의 시간대별 생활형태, 주거와 사생활의 평온이 절실히 요청되는 ‘심야’시간의 범위 및 우리나라 옥외집회의 현황과 실정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옥외집회가 금지되는 시간대를 법률로 한정하라”고 밝혔다.

하지만 18대 국회에서 제출된 개정안들은 집회 금지 시간대를 설정하자는 여당과 제한 이유를 한정해야 한다는 야당이 대립하면서 임기만료로 인해 폐기됐고 대체입법은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야간집회는 사실상 무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윤 의원은 “국민들 역시 일정 시간대에 야간 집회를 제한해야 한다고 대체로 생각하고 있다”며 “헌재 불합치 결정의 취지, 우리나라 집회시위 현실 및 공익보호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금지 시간 제한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