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8일 오전(한국시간 8일 오후) 미 상·하원 합동연설은 참석 의원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예정 시간을 4분 넘긴 34분간 이뤄졌다.

박 대통령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북한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또박또박한 영어 발음으로 피력했고, 의원들은 기립박수 6차례를 포함해 모두 40차례 박수를 치며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한·미 동맹의 세가지 비전과 목표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기반 구축, 동북아 지역의 평화협력체제 구축, 지구촌 이웃들이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꼽았다. 특히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북한의 핵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이제 동북아 다자간 대화 프로세스를 시작할 때가 됐다”며 자신이 주장해온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서울 프로세스’를 의원들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회색 재킷과 바지 정장 차림으로 하원 본회의장에 입장하자 이를 기다리고 있던 상·하원 의원들은 약 3분간 기립박수로 환영했다. 연단에 오른 박 대통령은 존 베이너 하원의장의 소개가 끝나자 차분한 표정으로 영어 연설을 시작했다. 박 대통령이 이틀 전 워싱턴에 있는 한국전쟁 기념공원을 찾아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나보지도 못한 사람들을 지켜야 한다는 국가의 부름에 응한 미국의 아들과 딸들에게 미국은 경의를 표한다’는 비문을 소개하며 “이 비문은 매번 방문할 때마다 깊은 감명을 준다”고 언급하자 연설 후 첫번째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박 대통령이 존 코니어스 의원 등 연설회장에 있던 네 명의 참전용사를 언급할 때마다 박수 갈채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마지막 하워드 코블 의원의 이름을 부를 때는 전 의원이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박 대통령이 “한·미 동맹 60년의 산증인”이라며 6·25전쟁에 참전한 존 모건 씨와 주한미군으로 복무한 아들 모건 중령을 왼손으로 지목할 때도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모건 중령의 할아버지 역시 6·25 전쟁에 참전했다.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모건 가족을 비롯한 미국인들의 헌신과 우정에 깊은 감사의 박수를 드린다”고 강조했다.

프롬프터가 설치돼 있었지만 박 대통령은 시종일관 본회의장을 가득 메운 의원들과 ‘눈맞춤’을 하며 연설을 이어갔다. 박 대통령이 “한국 경제의 튼튼한 펀더멘털과 한국 정부의 위기 관리 역량이 지속되는 한 굳건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북한의 도발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하자 의원들은 20초 가량 기립박수를 보냈고, 이어 “(북에 의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부분에서도 10초 가량 기립박수를 보냈다.

박 대통령이 “한·미 양국과 지구촌의 자유와 평화, 미래와 희망을 향한 우정의 합창은 지난 60년간 쉼 없이 울려 퍼졌고,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연설을 마치고 연단을 내려올 때도 의원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