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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터넷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네이버가 최근 모바일 분야에서도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네이버는 국내 모바일 분야에서 카카오에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일본 등 해외 시장 선전에 힘입어 국내 시장에서도 점차 입지를 넓혀 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네이버가 상대적으로 비교 우위를 지닌 검색 이용자수와 가입자수, 그리고 자금력을 이용해 인터넷 각 분야에서 중소 회사들을 줄줄이 퇴출시킨 행태가 모바일 분야에서도 또다시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전 세계에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라인 가입자 1억500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이한 것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선전했다는 점이다.

일본에서 50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모았고 태국과 대만에서도 각각 1500만 명을 넘겼다. 그에 비해 국내 가입자수는 600만 명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기반의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카카오에 선점당했기 때문이다. 현재 카카오의 글로벌 가입자수는 9000만 명(국내 3700만 명 추정)이다. 네이버 입장에서 해외 진출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라인 국내 가입자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 해외 시장 선전의 후광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라인 사업의 경우 국내 시장은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게 사실”이라며 “똑같은 노력을 기울이면 다른 나라에서 보다 손쉽게 가입자를 모집할 수 있는데 굳이 국내 시장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국내 라인 가입자수가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마치 이전에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인스턴트 메신저 MSN이나 구글의 G메일이 해외에서의 명성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것과 유사한 모습이다. 카카오는 이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 경영진 중 네이버 출신이 많아 네이버의 사업 습성과 저력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부동산 서비스, 가격 비교 서비스 등을 자사가 강점을 지니고 있는 검색 서비스에 통합하는 방식으로 경쟁자들을 하나둘씩 평정했다”며 “모바일 분야에서 카카오에 잠시 선두 자리를 내줬지만 최근 모바일 사업을 강화하면서 카카오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회경·임정환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