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업계는 11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이 ‘4·1부동산종합대책’ 후 기대했던 시장 정상화의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4·1대책과 금리인하 호재가 맞물려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12일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현장 중개업소들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4·1대책이 빛을 바랬다고 아쉬워했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8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호가 위주로 상승 분위기였다. 특히 서울 강북권과 경기지역 주택가격은 올들어 처음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동결됨에 따라 이 같은 상승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장기불황의 늪에 빠진 부동산 시장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4·1대책에 금리인하가 더해져 실수요자들이 움직일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금리 동결로 기대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에 민감한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한 주택분양대행사 대표는 “기준금리가 인하됐다면 4·1대책과 맞물려 약발을 받을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많은 경기 김포지역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도 “지금은 하우스푸어의 대출금리 부담을 줄여야 주택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며 “금리 동결로 4·1대책 약발마저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아파트 1단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4·1대책 이후 아직 거래는 잠잠하지만 급매물이 사라지고 호가도 올랐다”며 “하지만 금리인하 호재가 사라진 만큼 다시 하향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이 투자보다는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된 만큼 금리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금리 민감도가 낮아 주택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대표도 “금리 동결이 부동산 매수에 영향을 끼치는 시기는 지났다”며 “금리동결로 부동산 시장이 실망해 매물을 많이 내놓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