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전경련 회관 신축공사 현장에서 현대건설 엔지니어들이 태양광 발전 기능을 하는 외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대건설 제공

서울 하늘에 또하나 초고층 랜드마크 빌딩이 솟았다. 재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건물, 전경련 회관이다. 신축 전경련 회관은 영등포구 여의동 28-1 옛 전경련 회관 자리에 지하 6층, 지상 50층 규모로 건축되고 있다. 연면적 16만8682㎡ 규모로 3월 말 현재 마무리 작업에 들어간 전경련 회관은 재계의 상징이기 이전에 한국경제 성장을 상징한다. 재계 총본산(Headquarter)으로서의 정체성과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기업 이미지를 보여주는 건물이다.

8일 오후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신축 전경련 회관 50층에서는 외벽과 내부시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외벽 너머로 국회의사당이 아찔하게 내려다 보이고 관악산이 손에 닿을 듯했다. 맑은 날은 인천 앞바다의 배가 선명하게 보일 정도라고 현대건설 현장 관계자는 귀띔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수주 신축한 전경련 회관은 한국 경제 성장의 의미와 전경련이라는 상징성을 가장 잘 살리기 위한 설계를 했다. 국내외에 한국 경제 성장을 상징하는 건물일뿐만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최첨단 업무공간과 가변형적이고 친환경적인 복합용도 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때문에 컨벤션 기능 등 오피스와 상업적 역할을 하는 빌딩이 되도록 하는 한편, 외벽을 활용해 태양광 발전을 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적용됐다. 설계는 미국의 에이드리언 스미스 앤드 고든 질과 ㈜창조건축이 맡았다.

현대건설은 전경련 회관 한층 한층을 올리면서 부문간 연계성과 통합성을 고려한 계획하에 유사기능의 연계성, 세부 공간의 원스톱 서비스 기능 업무 영역과 문화 및 집회시설, 기능별 상호 연계로 합리적인 공간 활용 및 운영의 효율성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대국민 소통을 위해 채광 및 자연 환기가 가능한 2∼3개 층을 오픈 휴게 공간으로 꾸몄으며 주민 복리시설도 건축했다. 오피스동 중간에는 아트리움을 설치, 쾌적한 업무 환경을 구현하도록 했다.

또 미래지향적 친환경 저에너지 계획에 따라 건물 일체형 태양광 시스템을 지붕과 입면에 설치했다. 특히 외벽 커튼월에 건물일체형 태양광 시스템(BIPV·Building Integrated Photo Voltaic)을 설치해 그린에너지를 생산하도록 했다.

신축 전경련 회관은 톱다운(Top down) 공법 등 최첨단 신공법도 적용됐다. 톱다운 공법이란 지상 골조와 지하 골조 공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이다. 지하 6층, 지상 50층 도심지 공사의 특성상 공기단축, 인접 주거지 민원 저감 등을 위해 적용됐다. 톱다운 공법은 세계에서 인정하는 한국 기술로 1단계로 흙막이 지하 연속벽체 및 현장타설 말뚝을 시공하고, 2단계로 1차 굴착 및 지상 1층 작업장을 형성한다. 이어 3단계로 타워동 지상층 골조 및 지하 골조 굴착을 병행한다.

현대건설은 코어월(Core wall·건물 핵심벽체) 선행공법도 적용했다. 코어 구조체에서 거푸집을 분리 해체하지 않고 거푸집 스스로 올라가는 ACF(automatic climbing form)를 이용한 공법으로 기존의 해체 설치에 따른 공기를 단축할 수 있다.

신축 전경련 회관 외벽에 적용된 커튼월 공사는 가장 난해한 시공 중 하나였다. 상하좌우 양방향으로 곡선화한 3D 곡면 유리가 3656유닛이 사용됐다. 1유닛은 가로 3m, 세로 4.5m이며 두께가 28㎜에 이른다. 현대건설은 스페인 현지 제작되는 커튼월 유닛과 현장 시공된 철골 구조체 간의 오차를 줄이기 위해 현장 철골 구조체에 3D 레이저 스캔을 하고 보정작업까지 했다. 이 곡면유리의 층과 층 간에 BIPV가 시공됐다.

신축 전경련 회관은 한국 기업 상징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연회장 및 국제 규모의 회의장을 포함한 다양한 크기의 회의장을 배치하고 친환경 첨단건축물 아이콘으로서 포디움(로마 건축 및 고전건축의 비교적 높은 기단)셸을 디자인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신축 전경련 회관 공사의 주안점은 재계 상징성은 물론 지속가능한 성장,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기업이미지를 살리고 세계로 도약하는 한국경제의 기상을 표현하는 데 뒀다”며 “건축 하나하나의 과정에 이런 뜻이 녹아들도록 짓고 있다”고 말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