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크로우(49)는 강한 인상이 매력 포인트. 때문에 경찰관(‘LA 컨피덴셜’·‘레미제라블’), 검투사(‘글래디에이터’) 등 강한 개성이 요구되는 배역이 단골(?)로 주어진다.

크로우의 연기 변신은 그래서 기대를 모은다. 크로우는 오는 4월 4일 개봉 예정인 ‘브로큰 시티’에서 뉴욕시장 니콜라스를 연기한다. 말끔한 정장차림으로 스크린에 등장하는 크로우는 약간 낯설게 느껴진다.

최근 이 영화의 국내홍보를 맡고 있는 무비앤아이를 통해 크로우와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크로우는 새로운 배역에 끌려 이 작품 출연을 결심했다.

“지금까지 연기해보지 못한 역할을 만날 때 매력을 느끼고 출연을 결정하게 돼죠. 여느 연기자들과 마찬가지로 배우로서 보다 다양한 모습에 도전하고 싶고, 그것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거든요. 정치인을 연기했던 적은 없었기에 이 작품에 끌렸어요.”

크로우는 ‘브로큰 시티’에서 뉴욕시장 니콜라스를 연기한다. 야망이 넘치면서도 음모와 비리에 가득찬 인물이다.

“니콜라스의 대사와 선거운동 과정에서의 연설을 들으면 그의 비리와 진짜 실체에 대해 알아챌 수 있을 거예요. 이 인물이 거대한 권력 뒤로 어떤 위험한 음모를 구상하고 있을지 흥미진진할 겁니다.”

빌리는 총격 사건으로 인한 스캔들로 권고사직을 하게 되고 7년이 지나 사설 탐정으로 활동하고 있다. 어느날 빌리가 해고되도록 조장한 장본인이며 야망 넘치는 뉴욕시장 니콜라스가 자신의 아내 캐틀린의 불륜을 조사하기 위해 빌리를 고용한다.

니콜라스의 의도가 의심스러운 빌리는 그의 뒷조사를 시작하는데 캐틀린의 정부가 시신으로 발견된다. 마크 월버그가 빌리를, 캐서린 제타 존스가 캐틀린을 연기한다.

“마크 월버그는 촬영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건 물론 스태프들과 함께 즐길 줄 아는 긍정적인 사람이에요. 캐서린 제타 존스는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왔지만 한 번도 같은 작품에 출연했던 적은 없었죠. 늘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바람이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주어졌어요. 그녀는 더이상 아가씨의 모습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성숙했어요.”

처음으로 정치인을 연기했다. 첫 경험()은 언제나 설레이고 떨리기 마련. 그리고 할리우드 배우 중에 종종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사례가 있다. 하지만 크로우에게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임기를 마친 뉴욕 시장들에 대해 살펴보았죠. 현직 또는 전직 뉴욕시장 중 니콜라스처럼 부패한 시장은 없었어요. 버디 시앤시 전 로드 아일랜드주 시장의 성향과 스타일을 참고했어요. 하지만 니콜라스는 그에 비해 훨씬 더 보수적인 것 같아요. 그리고 정치인을 연기했지만 정치에 특별한 관심이 생기지는 않았어요.”

크로우는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호주에서 자랐고 할리우드의 톱스타로 성장했다. 1972년 데뷔했고 어느새 연기 경력이 30년을 넘었다. ‘브로큰 시티’를 연출한 알렌 휴즈 감독은 크로우가 데뷔했을 때 태어났다.

“최근 들어 휴즈 감독을 포함해 저보다 나이 어린 연출자들과 일하는 경우가 늘어났어요. 게다가 주연배우의 경우 감독은 물론 스태프들과 긴밀하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죠. 가끔 촬영현장에서 장난 삼아 저 스로를 엔터테인먼트 디렉터로 칭하며 제작진, 출연진들에게 맡은 일을 즐기고 있는지 물어보곤 해요. 현장에서 각자 맡은 일이 즐겁지 않다면 영화가 제대로 완성될 수 없기 때문이죠. 그리고 휴즈 감독에겐 조언을 해주기 보다 어떤 방식으로 작품을 완성시킬지에 대해 함께 의논했어요.”

이준호 기자 jh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