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업체인 효자건설 유지양(52) 대표가 명지전문대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회사 돈 수백억 원을 쏟아부어 회사를 부도 위기로 내몰았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임관혁)는 유 대표가 명지전문대 인수 과정에서 주주 등의 동의 없이 회사 돈 수백억 원을 투입해 회사를 부도위기로 내몬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은 유 대표의 배임 혐의에 대해 일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최근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돼 조만간 재청구한다는 방침이다. 효자건설은 지난 2011년 부동산개발업체인 글로스타에 넘어갔다.

검찰에 따르면 유 대표와 학교법인 명지학원은 2010년 5월 효자건설이 인수대금으로 500억∼600억 원을 지급하고 추가 기부 체납을 약속하는 내용의 명지전문대 매각 인수에 합의했다.

하지만 만 3년이 다 돼가도록 명지전문대 운영권은 아직 효자건설에 완전히 넘어가지 않았고, 이 과정에서 유 대표는 회사 돈 수백억 원을 주주 동의 없이 임의로 집행해 막대한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계약 상대방인 명지학원 측에 대해서도 계약 이행 과정에서의 불법 행위 여부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월 초 명지학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에 대해 유 대표 측은 “교육사업 투자를 위해 사비까지 털어 1100억여 원을 명지전문대에 쏟아부었지만 아직까지 명지학원에서 운영권을 넘기지 않고 있어 억울하다”고 말했다.

반면 명지학원 측은 효자건설 측이 매각협상 당시 약속했던 인수대금을 모두 건네지 않아 명지전문대를 넘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