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15년 10월에 열리는 대륙간 세계남자프로골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을 유치한 지 벌써 1년반이 지났습니다. 2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는 미국대표팀과 유럽을 제외한 인터내셔널팀의 대결로 지난 2011년 10월 호주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 때 한국이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2015년 프레지던츠컵 준비는 정부를 비롯해 대한골프협회나 한국프로골프협회가 아닌 골프에 애정이 깊은 기업인들이 발벗고 나서고 있어 이채롭습니다. 대회 유치를 위해 4년 전부터 힘써 온 류진 풍산금속 회장이 사실상의 대회조직위원장을 맡고 있고, 함께 유치활동을 펼쳤던 윤세영 SBS 명예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물심양면으로 한국 대회 준비를 돕고 있습니다. 최근 프레지던츠컵을 주관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측과 대회 개최를 위한 세부계약을 마쳐 본격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대회는 4일간 열리지만 대회 경비만 총 2500만 달러(약 271억 원) 정도가 소요되는 빅이벤트입니다. 전세계 100여 개국에 생중계되고, 선수와 가족, 관광객 등 수천 명이 한국에 오기 때문에 한국을 알리는 데 크게 일조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타이거 우즈를 비롯해 톱클래스 24명의 선수가 팀의 명예를 위해 초청료 없이 출전합니다.

하지만 대회가 아직 1년반 남았지만 몇 가지 우려도 있습니다. 중계방송사와 항공사 등 기업의 후원은 확정됐지만 이것만으로는 예산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정부는 돕겠다고는 했지만 정권 초기라 아직 구체적인 지원 방안이 없다고 합니다. 코스는 물론 교통과 숙박 등 인프라를 고려해야 하는 대회장소(골프장)도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인천 송도의 잭니클라우스골프장과 영종도의 스카이72골프장 등이 후보에 올라 있지만 골프장 측이 수십억 원대의 후원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반(反)골프 정서’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부터 이어져 온 ‘공직자 골프 금지령’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도 있습니다. 그동안 역대 정권에서 골프는 공직기강을 해치는 행위로 간주해 온 단골 메뉴였기 때문입니다. 골프를 즐겼던 박정희 전 대통령과 달리 박근혜 대통령은 아직 골프를 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골프 정책이 지금보다 더 소외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을 골프인들은 하고 있습니다.

프레지던츠컵은 그동안 개최국의 국가 수반들은 당연직으로 ‘명예 대회장’이 되면서 손님맞이를 해 온 것이 전통으로 굳어져 왔습니다. 대통령이나 총리는 양팀 선수단 및 대회 참가 귀빈들을 접견하거나 만찬에 초대하기도 했습니다. 대회장으로 달려가 ‘시구’를 할 정도로 대회의 든든한 후원자가 돼왔습니다. 때문에 박 대통령과 타이거 우즈가 악수하며 환하게 웃는 모습이나 박 대통령이 드라이버를 휘두르는 멋진 대회 시구 장면을 골프인들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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