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일본 여행상품 판매건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휴와 원고·엔저효과 때문이긴 하지만 우리 민족이 일제의 강제병합과 압제에 저항한 3·1절 취지를 무색하게 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반면 국내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은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본격화해 파장이 주목되고 있다.

4일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과 3월 1일 이 회사의 일본 여행상품 이용자 수는 모두 4100여 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900여 명)에 비해 무려 116%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치다. 같은 기간 일본 여행상품의 연도별 고객 수는 2008년 1700여 명·2009년 300여 명·2010년 1100여 명·2011년 1100여 명 등을 기록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일본 여행상품 이용자 수가 현저하게 감소했었다.

올해 3·1절 연휴 기간의 일본행 항공 이용률도 90%를 웃돌았으며 일부 구간은 100%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단체는 3·1절 기념 체육행사를 진행하면서 일본 항공 왕복권을 경품으로 내걸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여행업계는 이번 3·1절 연휴 일본 여행상품 고객 수가 역대 최대 규모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연휴와 원고·엔저현상 덕분에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침체된 일본여행 수요가 회복된 때문”이라며 “2월 일본 해외여행 수요가 전년 동월 대비 62% 성장했고, 3월 예약자 수는 72% 증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환율 여파로 일본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 1월 24만4000여 명에서 올 1월 20만6000여 명으로 3만8000명가량 감소했다.

일부에서는 3·1절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반응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 여행을 계획했다가 포기한 직장인 김현동 씨는 “연휴만 생각하고 저렴한 가격에 나온 일본 여행상품을 이용하려고 했다가 뒤늦게 3·1절임을 깨닫고 포기했다”며 3·1절 일본여행객 증가를 안타까워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