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북한 3차 핵실험에 대한 응징과 4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경고로 이란식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 방식의 대북제재 조치 입법화를 논의 중인 가운데, 유럽연합(EU)도 같은 방식의 제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세컨더리 보이콧 제재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국제 사회의 기축통화를 다루는 곳의 금융제재가 핵심으로, 달러화와 유로화가 이에 해당한다”며 “EU는 이미 국가별 제재의 양자 차원에서도 어느 나라보다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해 왔다는 점에서 적극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문화일보 2월 22일자 1·3면 참조)

미국에 이어 EU까지 가세할 경우 대량파괴무기(WMD) 개발과 관련된 북한의 모든 자금 흐름을 차단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동시다발의 대북제재가 전개될 전망이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단체·개인 등도 제재대상으로 삼아 미국 금융기관과 거래하지 못하게 하는 제재 방식이다.

정부 관계자는 “EU의 이번 조치는 지난해 12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결의안 2087호에 대한 후속 조치 성격으로, 향후 안보리가 새로운 결의안을 내놓을 경우 추가로 더 센 제재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대북제재 움직임도 빨라져 휴회 중인 의회가 다음주 열린 이후 3월 초에는 다수의 대북제재 관련 법안이 발의되거나 처리될 전망이다.

김상협·신보영 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