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인 러시아 남부도시 볼고그라드가 52년 만에 옛 이름 스탈린그라드로 개명된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31일 볼고그라드 의회가 2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에 맞서 6개월 넘게 영웅적으로 항전했던 선조들을 기리기 위해 시 이름을 당시 호칭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단 나치군을 물리친 날인 2월 2일, 연방정부 제정 전승기념일인 5월 9일 등 전쟁과 연관된 날에만 스탈린그라드란 호칭을 사용하고 나머지 날에는 현행대로 볼고그라드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스탈린그라드 승전’ 70주년이어서 현지는 물론, 연방정부 차원에서도 대대적인 기념식이 열릴 예정이다. 2월 2일 볼고그라드에서 열리는 행사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1942년 7월 17일 독일군이 시 외곽을 봉쇄하면서 시작된 전투는 1943년 2월 2일까지 이어졌으며, 200일 넘는 전투기간 동안 양측에서 무려 200만 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 전투는 레닌그라드(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 봉쇄전(1941년 9월 8일∼1944년 1월 18일)과 함께 독일군 동부전선에 결정적인 타격을 줬다는 점에서 2차 세계대전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본래 차리친으로 불렸던 이곳은 1925년 이오시프 스탈린의 이름을 따 스탈린그라드로 개명됐다가 1961년 니키타 흐루쇼프의 스탈린 격하운동 일환으로 볼고그라드로 개명됐다. 일각에서는 “시대착오적인 스탈린 되살려내기가 웬 말이냐”는 비판도 많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전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