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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밥상문화 / 김경은 지음 / 이가서
아무리 하찮아 보이는 밥상에도 한 나라 역사와 문화의 나이테가 새겨져 있다. 조선의 왕들은 절도 있는 식생활로 건강을 유지하려 했다. 저자는 “임금님의 수라상에 좋은 재료로 만든 많은 가짓수의 음식이 올랐지만 양반의 밥상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책은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음식을 비교하면서 각국 문화의 고유성을 탐색한다. 중국 전통 궁중요리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만안취안시(萬漢全席)는 산둥(山東)지방의 요리다. 공자의 손님접대음식이었던 공부연(孔府宴)에서 그 유래를 찾는다. 책은 “공자가 가늘게 썬 생선회를 좋아하지 않았고, 때가 아니면 먹지 않았으며, 고기반찬이 주식보다 많아도 먹지 않았다”고 전했다. 만안취안시에 등장하는 요리는 무려 196가지가 된다. 일본 쇼군들의 음식 문화도 검소했다. 아침상에 오르는 음식은 밥과 국, 야채 두 가지, 생선조림, 보리멸구이 등이 전부였다. 절제된 식욕과 검소한 식생활을 통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 했다.
저자는 생존이라는 보편적 욕구가 독창적인 음식문화로 발전했다고 봤다. 각국의 사회적 규범과 정치적 이해, 권력층의 기호가 작용하면서 세 나라가 각기 고유한 ‘밥상문화’를 형성했다고 말한다.
예진수 기자 jiny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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