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에 조직의 힘이 얼마나 작용할까.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간 단일화 여론조사를 앞두고 두 후보의 외곽조직과 여론조사 동원력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문 후보의 외곽조직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담쟁이포럼이다. 한완상 전 부총리가 대표로 있는 담쟁이 포럼은 사회·정치·경제·안보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260여 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도종환(민주통합당) 의원 등 국회의원 20여 명과 작가 공지영 씨와 같은 유명인사가 중심축을 이룬다. 담쟁이포럼은 순수 정책기구 성격을 띠고 있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활동하는 유명인사들의 대중적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문 후보 공식 선거 캠프 중 하나인 시민캠프 또한 엄밀히 말하면 외곽조직에 가깝다. 공식캠프로 등록되어 있지만 일부 지도부를 제외하면 구성원 대부분이 당원이나 당직자가 아니다.

특히 한 달새 캠프의 근간을 이루는 시민 네트워크의 규모가 4배 가까이 늘어 80여 개에 달한다. 이들 시민 네트워크는 공평경제실현중소기업경영인포럼, 수의사네트워크와 같은 직능단체에서부터 노동진보네트워크와 같이 시민단체 출신의 네트워크 등도 포함돼 있다. 이들 시민네트워크는 각 모임마다 1000여 명 안팎의 회원 수와 직능별 구심력을 갖춰 어느 외곽조직보다 탄탄한 조직력이 장점이다.

2002년 노사모가 있었다면 이번 대선에는 ‘문재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문사모)’과 ‘문풍지대’ 등 인터넷 팬 카페가 있다. 회원수 1만3000여 명이 활동하는 문사모와 1100여 명이 활동하는 문풍지대는 규모와 활동 면에서 노사모에 비해 약화된 모습이지만 SNS상에서의 활동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후문이다. 팬 카페 안에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과거 전력 등을 다룬 글이 많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