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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하는 부모가 아이의 십대를 살린다 / 마이크 리에라 지음 / 더퀘스트

최근 아파트 놀이터서 담배를 피우는 10대들을 훈계하던 30대가 그들이 휘두른 폭력에 희생되는 일이 있었다.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청소년들의 범죄가 날로 늘어나고 흉포화해서 사회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하여 다양한 진단과 처방이 두루두루 논의되며 시행되고 있지만 효과를 봤다는 말은 듣기 어렵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단지 그들이 어리다고, 혹은 정신적으로 미숙하다고, 또 자기 조절능력이 부족하다고, 한마디로 거두절미하기엔 사태가 그리 녹록치 않다.

많은 부모들의 말마따나, 아이들은 10대에 들어서면 ‘괴물’이 되는 걸까? 그런 아이를 부모는 ‘괴물’보듯이 무기력하게 지켜봐야만 하는 걸까?

이 책은 다양한 사례와 연구 결과를 통해 10대 자녀를 둔 부모들의 충격과 고통에 대처하고 관계의 단절을 막는 태도·원칙·스킬이 담긴 실용적 부모 지침서다.

첫걸음은 간단하다. 모든 10대의 내면에는 ‘퇴행하는 어린 아이’와 ‘새로이 등장하는 어른’이라는 상반된 두 인물이 공존한다. 후자는 학교에서, 운동장에서, 친구의 부모들 앞에 주로 나타난다. 안타깝게도 아이의 부모가 주로 보게 되는 것은 변덕스럽고 반항적인 전자의 모습이다. 저자는 상반된 10대의 두 가지 면에서 더 매력적인 요소들을 이끌어내 부모와 아이간 교감의 계기를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아이 삶의 ‘관리자’자리를 버리고 ‘조언자’역할로 갈아타는 것, 외마디 대답만 하는 아이와 진정한 대화 나누는 법 등 현실적인 처방이 가득하다.

이 책은 자녀양육법을 알려주는 게 아니다. 그보다는 10대가 ‘말하고자 하지만 결코 입 밖에 내 말하지 않는 것들’을 ‘통역’해주는 것이다. 부모들이 어른으로서 10대의 행동 뒤에 숨겨진 의미를 더 많이 이해할수록, 어른들이 보이는 반응은 더 유연해질 것이다. 10대 아이를 키우는 것은 ‘통제’보다는 ‘영향력’이 무언지 더 많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과정이다. 너무 상투적이고 쉬운 결론이라고. 결코 쉽지도 틀에 박히지도 않다. 실천이 중요하기 때문에. 최성애 박사 감수, 이명혜 옮김.

김헌규 기자 hg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