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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숙의 ‘아르스 노바(새로운 예술)’는 현대음악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현장이다. 지난 1일과 3일 각각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현대음악시리즈 ‘아르스 노바’에서는 헝가리 현대음악 거장 작곡가인 페테르 외트뵈시가 지휘봉을 잡았다. 올해는 최다 청중을 동원했다. 서울시향 예술감독인 정명훈은 서울시향의 미래에 20세기와 21세기 음악이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세계가 주목하는 진은숙을 상임작곡가로 초빙했다.

진은숙은 아르스 노바와 관련해 “연주회 자체는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것에 불과하고 더 본질적인 것은 젊은 작곡가들을 양성하기 위한 마스터 클래스”라고 말한다. 올해 아르스 노바에서 서울시향이 위촉한 젊은 작곡가 신동훈의 작품 ‘팝업’이 연주된 것도 그 일환이다. 진은숙은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무조건 외국유학을 가야 하는 한국의 풍토가 불만이다.

“한국을 떠나 외국에서 오래 살았는데 외국 활동하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하지만 30년 정도 살면 나는 아웃사이더이고 거기 구성원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느끼게 돼 있어요. 내 입지를 세우는 게 너무 힘들었고, 다져가는 것도 힘들었지요. 프랑스, 독일, 영국 등의 아티스트들은 자기 나라에 살면서 떵떵거리며 하는데 한국에서는 무언가를 하려면 외국으로 나가야 합니다. 국가적 손실이지요.”

진은숙은 “한국에서도 창작하는 시스템만 잘 만들어놓으면 독일이나 미국 유학을 안 가도 된다”며 “연주계에는 소위 국내파 연주자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창작계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