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10월 2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쓰리디아이픽쳐스 본사에서 신용수(가운데) 대표가 직원들과 함께 3D 영상물 편집작업을 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munhwa.com

“세계 최초로 개발한 ‘수중 3D 입체카메라 하우징’은 저희만의 경쟁력입니다. 앞으로 세계 3D 입체영상 시장을 선도하는기업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지난 10월 2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쓰리디아이픽쳐스 본사에서 만난 신용수(28) 대표의 얼굴엔 자신감이 넘쳤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 그는 회사 직원 3명과 내년 1월부터 남태평양 갈라파고스 군도에서 제작에 들어갈 환경 다큐멘터리에 대한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있었다.

신생 수중 3D 콘텐츠 전문 제작사지만 직원들의 전공은 영상학, 신문방송학, 유학·동양학 등으로 다양했다.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내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선 다양한 지식들을 모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회의를 마친 신 대표는 먼저 일반인들이 생소할 수 있는 촬영장비와 3D 입체영상 시장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그가 지난해 3월 개발한 수중 3D 입체카메라 하우징은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고해상도 모듈을 탑재한 카메라로 수중에서도 초근접 촬영이 가능해 수중에서 움직이는 생물의 생생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빛의 반사와 투사를 적절히 이용해 근접촬영을 할 수 있도록 렌즈의 한 면은 90도로, 다른 한 면은 45도 각도로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이 2대의 카메라는 거울을 통해 같은 방향을 촬영해 입체값을 높여 시청자 입장에서는 더욱 생동감 있는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수중 촬영 작업의 70% 이상이 근접촬영이기 때문에 직각으로 카메라를 배치, 근접촬영을 가능케 했다”고 말했다.

이 장비로 제작된 입체영상은 이미 국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LG전자가 출시한 옵티머스 3D 스마트폰에 탑재돼 세계 60여 개국 사람들에게 선을 보였으며, 내년엔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가 특히 중국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거대한 내수 시장을 가진 데다 이제 막 시험방송에 들어간 한국과는 달리 중국엔 시장이 이미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6개 방송사에서 3D 입체영상을 송출하고 있어 사업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신 대표는 “당분간 중화권 시장에 중점을 두려고 한다”며 “방송 등을 통해 입체영상을 자주 접한 중국인들에게 수중 3D 영상을 제공해 신비감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테마파크와 수중 입체영상관 등에 선을 보이면서 사업의 성과를 보고 점차 진출 국가를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장비를 개발한 지난해 1억4300만 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1월엔 입체값 움직임에 따른 제품의 균형 유지시스템으로 특허를 등록했다. 또 직접 제작한 장비로 촬영한 콘텐츠는 지난해 3D 한국국제영화제 단편부문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성과를 바탕으로 중소기업진흥공단 산하 청년창업사관학교 졸업과 동시에 사업화를 위한 청년전용창업자금 1억 원을 신용으로 지원받았고, 대기업인 포스코의 신성장팀에서도 신 대표 기술의 성장성을 눈여겨보고 이달에 동반성장펀드를 통해 지분투자 형태로 참여하기로 했다.

신 대표는 초등학교 때 방송반 활동을 시작하면서 영상 제작에 입문해 다수의 국내 영상제 수상 경력이 있는 베테랑이다. 방송 PD가 되겠다는 꿈을 좇아 성균관대 영상학과에 입학한 후에도 그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자신이 듣던 전공 수업에 초빙강사로 온 한 수중 촬영 감독이 보여준 수중 영상에 매력을 느껴 스쿠버다이빙 강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본격적으로 수중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선 수중에서 활동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휴학을 하고 필리핀으로 떠나 넉 달에 걸쳐 100회 이상을 연습한 끝에 스쿠버다이빙 전문가 자격증을 취득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창업으로 향하는 길은 쉽지 않았다. 기업체에 근무한 경험이 없어 창업을 위한 준비작업과 초기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는 이 같은 어려움을 지난해 초 입교한 창업사관학교에서 극복할 수 있었다.

신 대표는 “1년간 창업사관학교에 머무르며 개발비용과 사무공간을 지원받고 체계적인 창업교육을 받아 오늘에 이를 수 있었다”며 “집에 오가는 시간이 아까워 사관학교 기숙사에서 먹고 자며 시간과 비용을 아꼈고 사무실에 침낭을 두고 쪽잠을 자면서 개발에 매달렸다”고 회상했다.

그는 현재 모든 역량을 내년 1월 갈라파고스 군도에서 촬영할 환경 다큐멘터리에 쏟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발주한 ‘2012 3D 콘텐츠 제작지원사업’에 최종 선정돼 맡게 된 이번 다큐멘터리는 60분 분량으로 제작돼 중국에 방영될 계획이며, 세계 시장 진출용 콘텐츠로 쓰겠다는 방통위의 방침에 따라 향후 바다가 없는 내륙 국가들에 교육용 영상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신 대표는 “3D 콘텐츠 사업은 매년 75%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오는 2018년까지 220억 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유망한 시장”이라며 “한국 장비와 콘텐츠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