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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8일 실시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두고 인터넷 쇼핑몰 등에 수십만 원대의 부적이나 수능시계 등 고가의 ‘수능상품’들이 속속 등장해 불황 속 학부모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는 수능을 잘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각종 부적 판매가 성행하고 있다. 한 부적 전문 쇼핑몰에서는 부적을 쓰는 사람에 따라 4만 원대부터 최고 20만 원까지 합격기원 부적이 판매되고 있고, 모 소셜커머스 업체에서는 60% 할인된 가격으로 부적을 판매해 약 1주일 만에 500장 가까운 부적을 팔아치우기도 했다.

인터넷 쇼핑몰 외에도 승려나 무속인들이 운영하는 개인 블로그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수능기원 부적을 판매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한 인터넷 쇼핑업체 관계자는 “엿이나 떡 등 전통적인 선물 외에 올해 수능을 앞두고는 부적과 같은 이색상품들이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고 밝혔다.

수능 시간과 잔여 시간 등을 알려준다며 수험생들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수능시계 또한 고가 상품들이 선을 보이고 있다.

한 업체가 출시한 32만 원 상당의 수능시계의 경우 사용자의 수면주기를 분석해 가장 이상적인 시간에 알람을 울려 깨워준다고 홍보해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학 학사모를 연상시키는 사각형 모양으로 재배돼 일반 사과보다 6∼7배 비싼 가격에 판매되는 ‘수능사과’나 전통적으로 합격기원 선물로 애용되는 엿과 찹쌀떡, 초콜릿 등도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부적을 비롯해 고가의 수능상품 유행에 대해 수험생들의 긴장을 풀어줄 수 있다는 일부 긍정론도 있지만 학생들 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어렵게 수험생 뒷바라지를 해온 학부모들의 부담을 마지막까지 가중시킨다는 우려가 높다.

서울 모 고등학교 교사 송모(46) 씨는 “부모들은 자식이 잘될 수 있다면 대부분 자신들의 처지와 상관없이 지갑을 여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