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얼마 전 일이다. 만성 전립선염으로 꾸준히 치료받는 환자가 있는데, 증상이 좋아지던 사람이 갑자기 요도 끝이 간지럽고 이상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전립선염의 다른 증상이 생긴 것인지 아니면 요도 끝에 어떤 병변이 있는 건지 확인하기 위해 문진을 진행했다.

환자를 밝은 조명이 있는 침대에 눕히고 바지와 속옷을 내린 후 성기 끝을 관찰하는데 성기 끝에 빨간 염증 반응이 있었다.

환자에게 물어보니 며칠 전 처음 산 속옷을 입은 후부터 증상이 있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옷을 덮으며, 필자가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요도하열이 있으시네요?”라고. 환자는 깜짝 놀라더니 요도하열이 뭐냐고 물어보는데, 필자가 오히려 환자의 너무 깜짝 놀라는 반응에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환자는 아주 미약한 요도하열이 있는 사람이었다. 요도하열이란 소변이 나오는 요도입구가 선천적으로 음경 끝부분에 위치하지 않고 정상보다 아래쪽에 위치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심하지 않은 경우는 외관에서 봤을 때 전문가가 아닌 이상 잘 구분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심한 경우에는 앉아서 소변을 봐야 할 만큼 요도입구가 아래쪽에 위치한 경우도 있다.

필자의 경우 전공의 시절부터 다양한 요도하열 환아들을 봐왔다. 심한 경우 여러 다양한 수술을 통해 회복되는 과정을 봤었기 때문에 특별히 수술이 필요치 않은 환자의 요도하열은 정말 대수롭지 않게 얘기한 것이다. 그런데 환자 입장에서는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질병이 있다고 하니 굉장히 놀란 것이리라. 필자가 환자 입장에서 생각지 못하고 말을 내뱉었으니 순전히 필자의 잘못인 것이다.

환자에게 요도하열이란 어떤 질병이고, 심한 경우에는 수술을 해야 하지만, 미미한 경우는 일상생활 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고, 배뇨 및 성생활, 임신계획 등에 전혀 지장이 없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세하게 설명을 해줬다.

그제야 안심을 했는지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그렇게 자세하게 설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가 내원할 때마다 계속 걱정을 한다. 정말 수술을 안 해도 되는 것인지, 나중에 큰 병으로 진행되지는 않는지…. 필자가 주의하지 않고 말한 것이 환자에게는 계속되는 걱정거리로 남은 것이다.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한 에피소드였다.

사실 필자가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얘기하려고 한 것이 아니다. 요도하열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 것이다.

앞서 말했듯 요도하열은 선천적인 질환이다. 요도하열은 보통 300∼500명당 1명 비율로 발생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선천적인 기형 중에서는 비율이 높은 편에 속하는 질환이다. 요도하열도 요도입구가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치료가 달라진다.

보통 귀두에 있으면서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다면 지켜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위치가 점점 내려가 음경이나 음낭, 회음부 부위까지 내려가게 되면 정상적인 배뇨가 힘들 수 있다. 사정장애 및 요도하열로 인해 음경이 휘어지는 음경 만곡 증상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게 된다.

사실 앞서 말한 환자 이외에도 문진 시 요도하열이 있는 환자를 보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성인이 돼서 자녀까지 있는 사람의 경우 문제가 될 소지는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다만 본인이 치료가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모르고 지내는 사람이 있다면 한 번쯤은 확인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기에 글을 남겨 보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음경에도 한 번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골드만비뇨기과 www.gold-m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