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둘러싼 일본과 중국의 갈등이 장기화 국면에 들어간 가운데 중·일 양측이 센카쿠 인근 해역에 군용기를 배치하고,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전례없이 상시적인 군사 대립 상황을 벌이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해군 동해함대는 18일 성명을 통해 19일 센카쿠 열도가 위치한 동중국해에서 어정국, 해감총대와 함께 합동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합동훈련에는 선박 11척과 항공기 8대 등이 동원된다. 훈련 동안 순시선은 해군 군함의 지원을 받아 순찰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며 유사시 비상대책도 시험한다.

이에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나섰다. 이전에도 중국이 동중국해에서 군사 훈련을 실시했지만 중국군이 사전에 훈련 계획을 발표하는 경우가 드문 데다 센카쿠 열도와 일본에 대항한 훈련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시사했기 때문이다.

중국 동해함대는 이날 성명에서 일본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자국 감시선이 다툼이 있는 해역에서 타국 선박에 의해 부당한 추적과 괴롭힘, 악의적인 방해를 당해왔다”며 사실상 일본을 적시했다.

이에 19일 아사히(朝日)신문은 “센카쿠 해역을 둘러싼 일본 순시선의 감시 활동을 의식한 것으로 군사훈련에서 대상 국가를 밝힌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번 군사훈련은 센카쿠 해역에 대한 중국 해군의 개입을 상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사히는 이번 훈련으로 미뤄볼 때 향후 중·일 간 (군사적) 마찰이 고조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특히 이번 중국의 군사 훈련을 둘러싼 중·일 간 갈등은 양국이 센카쿠 열도를 둘러싸고 군사적 견제를 주고 받던 와중에 벌어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일본이 지난 달 항공자위대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조기경보통제기(E2C) 등을 센카쿠 주변 상공에 배치한데 이어 최근 또 다시 군용기를 파견하자 중국 국방부는 16일 “중국의 주권과 권익을 침범했다”고 경고하고 이날 해군 구축함 7척을 오키나와(沖繩) 접속구역으로 통과시켰다. 이날 중국 국방부는 “최근 일본이 군용기를 센카쿠 열도 부근 해역에 파견, 중국의 주권과 권익을 침범하고 있다. 이는 사태를 복잡하게 하는 것”이라며 구축함의 접속구역 통과는 이에 대한 대항조치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최근의 상황을 미뤄볼 때 지난 9월 일본 정부의 센카쿠 열도 국유화 조치를 전후해 벌어진 중·일 갈등은 결과적으로 센카쿠 열도 인근에서 양국 군사력의 상시적 배치 혹은 증강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