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해경의 40㎜ 압축스펀지탄 발사기(왼쪽)와 스펀지탄.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단속 과정에서 해양경찰의 다목적 발사기(고무탄 발사기)에서 발사된 압축스펀지탄에 중국 선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다목적 발사기와 압축스펀지탄의 성능과 안전성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해경 관계자에 따르면 해경이 사용 중인 다목적 발사기는 총 50정으로 2009년부터 미국에서 수입된 기종이다. 주로 서남해 해역 해경이 사용하고 있으며 구경은 40㎜로 비교적 딱딱한 재질의 스펀지 탄환을 사용하고 있다. 해경의 다목적 발사기는 상대방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유효사거리가 30m 정도이지만, 실제로는 10m 내외의 거리에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10m 미만의 거리에서 쏠 경우 야구공에 맞았을 때 정도의 충격과 상처를 입을 수 있으며 아주 가까운 곳에서 사람의 특정 신체를 겨냥해 발사했을 경우 사람에 따라 두개골 함몰 등의 파괴력을 가질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 측은 “사람의 몸에 발사기를 바로 대고 쏘지 않는 이상 사망 사고가 발생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미 1980년대 북아일랜드에서는 영국 경찰이 다목적 발사기로 쏜 고무탄에 복부를 직격당한 시위자가 사망하는 일이 벌어진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경보다 앞서 지난 1984년부터 아시안게임 및 올림픽을 앞두고 테러 및 인질난동 진압, 외빈경호 등을 위해 다목적 발사기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현재 독일산 다목적 발사기 26정과 미국산 7정 등 33정을 경찰특공대에서 운용 중이다.

경찰의 다목적 발사기도 40㎜ 구경으로 고무탄, 압축 스펀지탄, 페인트탄 등을 발사할 수 있으며 유효 사거리는 50m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주로 대테러 진압 등의 용도로 사용하고 있지만 지난 2009년 8월 쌍용차 노조 점거농성 진압 당시에 사용된 전례도 있다. 당시 경찰은 30여 발의 압축 스펀지탄을 발사했다고 밝혔으며 당시 스펀지탄에 맞은 한 노조원은 왼쪽 옆머리를 20여 바늘이나 꿰매는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사태 후 국가인권위원회는 다목적 발사기가 생명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사용 자제를 권고하기도 했지만, 경찰은 지난 2010년 9월 입법예고를 통해 다목적 발사기 사용 범위 확대를 시도해 논란이 됐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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