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방송국 K본부에 건강을 주제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 지금은 인기가 전보다 조금 시들해졌고, 방식도 바뀌었지만,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한 분야의 의학전문가를 초빙해 건강상식을 풀어나가는 프로그램이다. 지금이야 덜하지만, 한때는 그 프로그램에 나오는 것이 하나의 이슈가 될 만큼 영향력을 발휘했던 프로그램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그런 프로그램에 공중파 방송에서는 방송이 조금 꺼려지던 비뇨기과 질환이 여러 차례 소개되면서 비뇨기과라는 (보통은 약간 터부시되던) 질환 자체가 세상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중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전립선 관련 질환이었다.

필자가 유독 기억을 하는 이유는 그 초대됐던 전문가가 필자가 잘 아는 선배님이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유독 소변왕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프로그램의 사회자가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 두 명의 남자 사회자가 전문가의 집에 찾아가 궁금증을 풀어보는 방식이었다. 사전에 진행됐던 소변 줄기 검사에서 누가 더 세게 나왔느냐를 가름하는 부분에서 한 명은 좌절을, 한 명은 당당함을 보여주는 장면이 피식 웃음 짓게 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기억이 남는 이유는 나이 많은 40대 중반의 사회자가 30대 초반 젊은 사회자를 제치고 소변왕 타이틀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남성들의 세계에서는 소변 줄기가 센 것이 하나의 권력으로 작용할 때가 있다. 누구랑 화장실에 갔는데 변기가 뚫어지는 줄 알았다더라던가, 누구는 같이 갔는데 하루 종일 있다더라던가, 소변 줄기가 세면 누구는 좋겠다더라던가 등 남성의 소변 줄기로 파생되는 여러 가지 의미심장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아주 근거 없는 낭설은 아니다. 그렇다고 소변 줄기가 세다고 반드시 무언가가 세다는 것도 일치하는 정설은 아니다.

다만 필자는 여기서 그냥 단순히 소변 줄기에만 초점을 맞추고 싶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병원에 오시는 중년 남성들 중 본인의 소변 줄기가 너무 약해 혹은 소변 줄기는 괜찮은데 다른 부분이 불편해서라며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 그런데 이 소변 줄기라는 것이 객관적인 요속 검사(소변 줄기를 측정하는 검사)를 진행하기 전까지는 너무나 주관적이라는 게 문제인 것이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내 소변 줄기는 젊었을 적과 비교해서 너무나 형편없는데, 실제로 측정을 해보면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과거에 비해 약해진 것처럼 느껴질 뿐이지 실제는 전혀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본인은 전혀 불편감이 없게 느껴지지만 확인 차원에서 시행한 검사에서 아주 심각한 이상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본인은 시원하게 본다고 생각하지만 검사상으로는 심각한 전립선 비대증이나 방광입구 협착 또는 요도 협착과 같은 심각한 질환을 의심해봐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을 수 있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소변 줄기라는 것이 굉장히 주관적인 판단이기 때문에 실제로 내가 어떤 상황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비뇨기과에서 검사를 하기 전까지는 구체적으로 알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K본부의 프로그램에서처럼 40대 중반의 남성이 30대 초반의 남성보다 소변 줄기가 훨씬 좋을 수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소변 줄기가 좋고 나쁜 것에 따라 순위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문제가 있느냐인 것이다. 일상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고, 신체 상태에 무리가 없는, 흔히 말하는 보통 정도의 소변 줄기라면 설령 소변왕이 아니더라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 스스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내 신체에 무리가 가고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안 좋게 변하고 있다면(그걸 모르는 것이 더 문제겠지만) 분명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골드만비뇨기과 www.gold-m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