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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동네 거리를 걷다 보면 꼬마들이 요상한 춤을 추는 장면을 자주 보곤 한다. 양손을 앞으로 내밀고 발을 양 옆으로 덩실덩실하며 추는 폼이 우스꽝스럽지만 왠지 정감 있어 보인다. 어느새 글로벌 가수가 된 가수 싸이의 ‘말춤’을 따라하는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지에서도 말춤은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고, ‘강남스타일’이라는 한국어 노래가 미국 빌보드 차트에 올라가는 것을 보면 새삼 싸이라는 가수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싸이에게도 지금의 영광 이전에는 많은 시련이 있었다고 한다. 한때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군복무대체 문제 때문이다. 결국에는 군대를 두 번 가는 상황에 이르렀고,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이겨낸 후 지금의 성공을 이룬 것이리라.

혹자는 군대를 두 번 간 것은 싸이의 개인적인 잘못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라고 말할 것이고, 혹자는 너무 가혹하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미 지난 이야기에 대한 갑론을박이 아니다. 싸이가 가장 싸이답게 표현한 부분으로 성공을 이뤄냈다는 점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사실 필자는 이렇게 이슈가 되지 않는 한 뮤직비디오나 가요를 보는 세대는 아니다. 세상이 떠들썩할 정도의 화제가 되어야 아 그런 게 있나 보다 하고 보는 세대다. 그런데 그 뮤직비디오를 보니 정말 싸이답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사실 필자는 싸이가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모르기 때문에 언론에서 포장된 이미지로 보게 마련인데 그 이미지와 잘 결부된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싸이는 자신의 이미지에 맞게 그리고 실제로 자신의 본분에 맞게 그것에 충실히 맞춰서 일을 한 것일 뿐인데, 그것이 바로 사람들을 열광케 하는 거대한 문화적 무엇이 된 것이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직업은 다르지만 의사라는 직업도 본분에 맞는 가장 기본적인 무언가를 했을 때 ‘저 사람 명의다’라는 뜻하지 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관관계가 없는 것 같지만 사실 필자는 묘한 무언가를 느꼈다.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평생에 걸쳐서 적어도 몇 번은 명의라는 소리를 듣는다. 투철한 직업정신에 따라 진료했을 때 그런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필자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은 듯하다. 아마 대부분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질환이 발견됐을 때 그런 이야기를 더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 대부분은 그냥 지나쳐 버릴 수 있는, 설마 가능성이 얼마나 낮은데 하는 부분이었다.

필자가 진료를 하면서 생각나는 환자가 한 명이 있는데, 60대 남성 환자였다. 소변이 너무 자주, 급하게 마려워서 내원한 환자였다. 사실 60대 남성이라면 가장 먼저 의심할 부분이 전립선 질환이다. 그런데 환자 얘기가 2년 넘게 병원에 다니고 전립선 약을 먹었지만 전혀 효과가 없다는 것이었다. 할 수 없이 다른 병원을 찾아왔는데 제발 자기 좀 살려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이렇게는 살기가 너무 힘들다고 덧붙였다.

필자는 우선 전립선 질환에 대한 검사는 건너뛰기로 했다. 다른 병원에서 수없이 검사하고 약을 먹었는데도 호전되지 않았다면 다른 부분을 확인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환자도 동의를 해서 우선은 방광을 초음파로 먼저 확인하기로 했다. 방광에 병변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웬걸! 방광에 초음파로는 무엇인지 알기 힘든 큰 병변이 있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엑스레이 촬영을 했더니 거의 주먹만 한 크기의 돌이 있는 것이다.

돌이 너무 커서 초음파로 직접 확인이 힘든 경우였다. 환자에게 설명을 하고 종합병원에서 수술을 받도록 조치를 했다.

그 이후 적어도 그 환자에게 필자는 세계 최고의 명의가 되어 있었다. 아마 필자에게 처음 왔더라면 아마도 다른 의사가 그 명예(?)를 얻었을 것이다.

골드만비뇨기과 www.gold-m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