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민주당) 후보와 무소속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선후보 단일화를 할 경우 공직선거법도 단일화 협상에서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 같은 당이 아닌 후보자가 경선 형식으로 단일화를 할 경우 법적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 57조의2 1항은 ‘정당은 공직선거후보자를 추천하기 위하여 경선을 실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경선 실시의 주체를 정당으로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 후보와 무소속 안 원장 간의 단일화는 공직선거법상 경선이 될 수 없는 것이다. 경선 실시를 위한 가설정당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선거 때 박영선 민주당·박원순 무소속 후보 단일화 때처럼 경선 형식을 빌린 단일화가 가능하지만 제약사항이 많다. 당내 경선에서는 경선 후보자가 홍보물 1회 발송, 합동연설회 개최, 연설회나 경선 투표 당일 현수막 게시 등이 가능하지만 민주당 후보와 안 원장 간의 단일화에서는 불가능하다. 지난해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때도 선거인단 투표가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있었지만 후보들의 정견 발표, 현수막 게시 등은 없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현수막 등 시설물 설치와 확성장치 사용 등을 금지한다고 규정돼 있는 공직선거법 90조와 91조 조항을 들어 현수막 게시와 정견 발표를 금지시켰다. 박영선·박원순 후보는 단일화 경선 당일 선거인단 투표가 열리는 현장에서 투표 참여자들과 악수하는 정도로만 선거운동을 했다.

민주당 후보와 안 원장 간의 단일화 과정에서 당내 경선과 다름없이 할 수 있는 것은 TV토론 정도다. 하지만 TV토론도 한 차례로 제한된다. 선관위는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때 “언론기관이 선거와 관련된 국민적 관심 사안에 대해 취재·보도하는 것은 언론기관의 자율에 속하는 사안이지만 선거운동의 기회균등과 선거보도의 공정성은 준수돼야 한다”며 “이를 고려할 때 토론방송은 중계방송 형식으로 1회에 한해 방송할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지난해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도 이러한 유권해석에 따라 생방송 TV토론이 한 차례 이뤄졌다.

민주당 후보와 안 원장의 후보 단일화 시기에 대해서는 별도 규정은 없다. 하지만 일단 후보등록을 하고 단일화를 할 경우 한 후보가 사퇴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사퇴한 후보의 이름이 투표용지에 그대로 남아 있게 된다. 이 때문에 양측이 단일화에 합의한다면 단일화 효과 극대화를 위해서 후보 등록일(11월25∼26일)까지는 단일화 경선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