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간 미사일 사거리 지침 개정 협상과 관련, 현행 ‘탄도미사일 사거리 300㎞, 탄두중량 500㎏’ 제한 규정이 향후 사거리는 두 배 이상(700㎞ 안팎) 늘어나고, 탄두중량도 상당 수준(700㎏ 안팎) 늘어나는 방향에서 논의가 급진전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4일 알려졌다.

1년 반가량 진행된 양국 간 협상에서 한국은 ‘사거리 800㎞, 탄두중량 1000㎏(1t)’을 주장해 왔지만, 최근 이 같은 요구보다 다소 완화된 절충안을 제시하면서 미국 측이 수용 가능성을 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양국은 이르면 다음달 중 협상을 마무리하고 공동발표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 전문가들은 “우리 쪽이 요구해온 사거리를 다소 줄이고 대신 탄두중량을 늘리는 협상 내용은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대북 억제력 확보는 예전보다 상당 수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당초 우리가 요구했던 800㎞ 사거리는 북한의 공격권에서 벗어난 충청 이남 지역에 미사일 기지를 둘 필요성 때문에 관철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했지만, 여의치 않은 게 사실”이라며 “한반도 남부에서 중부지역으로 미사일 기지를 끌어올릴 경우 충분히 원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탄두중량이 700~800㎏ 정도 일정 수준이 돼야 유사시 북한 지역 지하 깊숙이 숨어 있는 북한의 핵시설, 미사일 기지 등을 타격해도 효과를 거두기 때문에 이에 필요한 파괴력을 보장받겠다는 방침이다.

김상협·이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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