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패럴림픽 4관왕을 노리는 ‘블레이드 러너’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6·남아공)가 첫 종목 200ｍ에서 고배를 마셨다. 피스토리우스는 “상대 의족이 길어 불공정한 경기였다”며 문제를 제기해 2011 대구 세계육상세계선수권과 지난 런던올림픽에서 끊이지 않았던 ‘의족이 유리하다’는 논란이 패럴림픽에서 다른 양상으로 불 붙을 조짐이다.

피스토리우스는 3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 내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 패럴림픽 육상 남자 T44(절단 및 기타 장애) 200ｍ 결승에서 21초52의 기록으로 2위에 머물렀다. 브라질의 알란 올리베이라가 피스토리우스에게 0.07초 차로 앞선 21초45의 남아메리카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피스토리우스는 곡선 주로에서 크게 앞섰지만 올리베이라가 무서운 스퍼트로 추격해 결국 결승선을 10ｍ 정도 앞두고 순위가 바뀌었다. 피스토리우스는 전날 예선에서 21초30의 세계기록을 세우며 예선 성적 1위로 결선에 올랐었다.

피스토리우스는 4년 전 베이징 패럴림픽 100ｍ, 200ｍ, 400ｍ에서 금메달을 휩쓸고 장애인 체육의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도 100ｍ, 200ｍ, 400ｍ(이상 T44), 400ｍ 계주(T42/46)에서 4관왕을 노렸지만 첫 종목에서 은메달에 그쳐 목표 달성은 수포가 됐다.

한편 피스토리우스는 경기 후 이뤄진 인터뷰에서 상대의 의족 길이에 불만을 제기했다. 올리베이라의 의족이 자신의 의족보다 더 길어서 경기에 유리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불공정한 경기였다”며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에 (의족에 관한) 규정이 있다. 우리는 의족 길이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지만 답변을 전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21초52의 기록이면 나 역시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생각한다”며 “나 자신의 경기에는 만족한다. 의족을 빼고 본다면 브라질의 올리베이라는 좋은 선수”라고 말했다.

이동윤 선임기자 dy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