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는 문턱에서 대규모 책의 축제가 개최된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책 축제 ‘파주북소리(PAJU BOOKSORI) 2012’가 경기 파주출판도시에서 오는 15일부터 23일까지 열린다. 이번 축제는 아시아 및 유럽 등 국내외 200여 개 출판사와 300여 개 문화예술 단체가 참여한다.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여느 책 축제에선 찾아볼 수 없는 대규모 특별전이다. ‘한글 나들이전(展)’은 선조들이 일상에서 사용했던 버선본, 부적, 분판, 담뱃대 등 한글이 새겨지고 기록된 다양한 생활용품을 전시한다. ‘한글 나들이전(展)’은 ‘파주북소리 2012’의 메인 전시로, 오는 15일부터 10월9일까지 파주출판도시 내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다목적홀(1층)에서 열린다. 대부분의 한글 관련 전시가 한글의 산업적 가능성 및 타이포그라피(글자체 디자인)에만 초점을 두는 것과 달리, 이번 전시는 관객 스스로 한글의 발자취를 탐색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추억의 그 잡지’ 특별전에서는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희귀 잡지가 공개된다. 개화기부터 현재까지 한국 잡지의 발자취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한국, 중국, 대만, 일본 홍콩 등 동북아의 대표 출판인들이 함께 제정한 아시아 출판문화상인 ‘파주북어워드(Paju Book Award)’가 이번 축제에서 첫선을 보인다. 저작상, 기획상, 출판미술상, 특별상을 시상한다. 아울러 ‘한글 500년의 대장정 기념강좌’와 정약용 탄생 250주년을 맞아 다산의 생애와 학문, 사상을 재조명하는 ‘다산의 날 기념강좌’도 열린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석학 기 소르망 교수의 특별강연회도 개최된다. 이번 특강에서 ‘한류문화의 세계화 전략’에 대해 언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일본 최고의 역사 소설가로 꼽히는 사토 겐이치(佐藤賢一) 등 세계 문단의 거장들과 신영복·도정일·권영민·문용린 교수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석학들도 만날 수 있다.

파주북소리 축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지식난장’. 출판도시 내 각 출판사 사옥에서 저자와의 대화, 창작 워크숍, 각종 체험 프로그램, 시 낭송, 전시 및 공연이 마련되고, 국내외 유명 작가들이 독자들과 직접 만나 자신의 삶과 문학세계를 들려주는 시간을 갖는다.

가을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는 공연과 퍼포먼스도 곁들여진다. ‘김소월 문학의 날’은 김소월의 탄생 1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로 시낭송, 가곡 공연, 강연회 등을 통해 소월이 이룩한 문화적 업적을 기린다. 이와 함께 ‘책과 이야기가 있는 만남’이란 콘셉트로 마련된 북 콘서트 ‘향긋한 북살롱’, ‘책 읽는 라디오 공개방송’, ‘벼룩시장’, ‘청소년 만화 아카데미’ 등이 진행돼 관람객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이밖에, 10개국 100여 개 서점과 출판사가 참여한 ‘북마켓’을 통해 할인된 가격으로 책을 구매할 수 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