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살해하고 시신을 장기간 방치한 혐의(존속살해 및 사체유기)로 기소된 A(19) 군의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29일 여당 국회의원들이 재판부에 A 군을 선처해줄 것을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나영이 사건’ 피해 어린이 주치의였던 신의진 의원 등 새누리당 의원 15명은 재판부에 제출한 탄원서에서 “A 군이 어머니를 살해하고 시신을 8개월가량 방치한 행위는 그 누가 보더라도 패륜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A 군이 그런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이면에는 오랫동안 지속돼온 심각한 아동학대가 있었다”며 “아동학대를 방치한 책임자들을 도외시하고 A 군에게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고 밝혔다. 이어 신 의원 등은 “흉악범죄를 일으킨 김길태, 강호순, 유영철 등의 어린 시절에는 학대하는 부모와 이를 방관했던 사회가 있었다”며 “이들을 장기간 교도소에 가뒀지만 단순한 사회로부터의 격리는 오히려 이들을 사이코패스로 만들었을 뿐이다”고 주장했다. A 군의 변호인 측은 지난 공판에서 “A 군이 어머니에게 골프채로 밤새 200대를 맞았다”며 심한 아동학대를 당했다는 감정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신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평소 아동학대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 동료 국회의원들과의 탄원서 제출을 주도했다”며 “아동학대의 후유증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A 군에게 현재 필요한 것은 사회로부터의 격리가 아니라 사랑과 치유이며 A 군이 집행유예로 풀려나면 A 군이 정신과 진료를 잘 받을 수 있도록 내가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A 군은 지난 3월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 재판에서 단기 3년, 장기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21일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 군에 대해 징역 15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이재동 기자 trigg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