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한방에서는 뇌기능 활성화에 기혈의 순환을 중요시한다. 뇌 주변에 피를 비롯한 영양분이 잘 공급돼야 뇌 스스로가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합과 강황, 천마 등은 한의학에서 뇌기능을 활성화시키는 대표적인 식재료로 꼽힌다.

영양의 보고, 홍합

뇌는 85%가 수분으로 이뤄져 있다. 우리 몸에서 수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72%인 것과 비교해 뇌의 수분 비중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만큼 뇌에 있어 수분의 중요성은 크다.

한의학에서는 뇌의 기능이 약화되거나 치매에 걸리게 되면 ‘뇌가 말랐다’는 표현을 쓰는 것도 그 이유다. 의학적으로도 치매에 걸리게 되면 뇌에 수분이 사라져 뇌가 수축된 상태를 살펴볼 수 있다.

홍합은 우리 몸에 수분을 빠르게 공급해 주는 음식이다. 홍합은 한의학에서 ‘담채’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신장과 간의 기능을 도와 우리 몸에 진액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홍합은 미네랄과 비타민B, C, E 등이 함유돼 있어 수분화가 빠를 뿐만 아니라 영양이 풍부한 수분(진액)을 만들어 낸다. 또한 홍합은 조혈작용도 하기 때문에 피 공급을 원활하게 해줘 빈혈을 막는 역할도 한다. 신속하면서도 영양이 풍부한 진액을 몸에 공급해 주는 홍합은 뇌를 깨워주는 데 제격인 음식이다.

두통에 좋은 천마

천마는 뇌기능이 약해 두통이나 불면증, 우울증에 자주 시달리는 사람들이 꾸준히 섭취하면 좋은 약용식물이다. 한의학서 ‘본초강목’에서는 천마에 대해 ‘말을 많이 하면서 정신이 흐릿한 것, 잘 놀라고 정신이 흐릿한 것을 치료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뇌기능은 몸속 체액이 제대로 흐르지 못하면 약해지게 되는데 이때 두통이나 우울증 등이 발생하게 된다. 천마는 간의 열을 내리고 몸을 안정시켜 체액의 순환을 도움으로써 뇌에 체액 공급을 원활하게 한다. 이 때문에 천마는 뇌출혈과 고혈압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매를 막는 강황

인도는 전 세계에서 치매 발생률이 가장 낮은 국가다. 그 비밀은 카레에 있다. ‘모든 음식에 카레가 들어간다’고까지 표현되는 인도의 식문화. 이 식문화로 인해 인도인들의 뇌 활동은 굉장히 활발하다고 알려져 있다.

카레에는 ‘강황’이라는 약초가 들어간다. 카레가 노란색을 띠는 이유는 바로 이 강황 때문이다. 강황은 생강목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로, 기본적으로 매우면서도 쓴맛이 나는데 인도를 중심으로 한 열대·아열대 지역에서 주로 재배된다. 인도인들이 어렵지 않게 강황을 이용해 카레라는 세계적인 음식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도 그 이유에서다.

강황에는 ‘커큐민(Curcumin)’이라고 하는 천연색소가 들어 있는데 학계에서는 커큐민이 우리 몸 안에서 뇌세포 손상을 일으키는 변종 단백질 덩어리인 ‘베타아밀로이드’의 생성을 더디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커큐민이 변종 단백질의 전 단계인 올리고머(소중합체) 형태의 아밀로이드를 감소시키는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한의학에서는 강황이 기혈의 순환을 도와 통증을 멈추게 하는 효과를 낸다고 말한다. 억울함이나 우울함 등으로 인해 기혈의 순환이 막히고 가슴이 답답한 느낌이 있을 때 강황은 순환을 도와줘 뇌 등 몸 곳곳에 영양소가 잘 공급되게 한다.

＜도움말 = 김명동 상지대 한의학과 교수＞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 한방에서는 기혈의 순환을 돕는 홍합, 천마, 강황(왼쪽 사진부터) 등을 뇌기능 개선 음식으로 꼽고 있다. 김연수 기자 ny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