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통제력이 급속히 흔들리면서 포스트 알아사드에 대한 논의도 흘러나오고 있다. 문제는 알아사드 정권이 물러난 뒤 시리아 상황이 더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미국은 최근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을 시리아에 급파, 반정부 인사들과 조율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현상황에서 최고의 시나리오는 알아사드가 권력을 평화적으로 이양하는 것이다. 이 경우 코피 아난 유엔 아랍연맹 시리아 특사가 마련한 시리아 정권교체 로드맵이 이행될 수 있다. 이의 골자는 시리아의 모든 정치 그룹과 사회단체들이 과도정부를 구성해 선거를 실시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반정부측은 알아사드 정부 관계자의 참여를 거부하고 있으며 반정부 그룹내에서도 분열이 심하기 때문이다.

현재 시리아 최대 반정부 단체는 터키 이스탄불에 본부를 두고 있는 시리아국가위원회다. 하지만 이 조직의 내부에서도 분열이 심하고, 망명 반정부단체와 국내 반정부단체간 갈등도 적지 않다. 특히 알아사드를 대체할 인물이 없다는 점이 시리아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BBC는 19일 알아사드 이후 시리아는 권력 공백 상태에 빠지면서 종교 갈등으로 인한 유혈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2200만 명에 이르는 시리아 인구 중 3분의 2가량은 이슬람 수니파이지만 알아사드와 군·정부의 핵심인사들은 시아파의 일파인 알라위파다. 따라서 알아사드가 물러난 뒤에는 알라위파에 대한 수니파의 보복공격이 예측된다. 특히 수니파와 시아파간 갈등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요르단, 레바논, 이라크 등으로 확산될 경우, 중동전체가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미국 등은 지난해 3월 시리아사태가 시작된 이후 혼란한 틈을 타 알카에다가 시리아로 들어왔고, 갈수록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 정부는 시리아가 알카에다의 새 거점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해왔다. 한편 시리아 사태와 관련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화학무기가 사용되거나 테러조직 손에 넘어가는 것이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