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 등에 맞서 최첨단 무인잠수함 드론인 ‘시폭스(SeaFox·환도상어)’ 편대를 페르시아만에 배치했다. 중요 교역로이자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전운이 감돌면서 ‘오일 쇼크’의 불안감도 되살아나고 있다.

미 해군 관계자는 12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기뢰 탐색 및 파괴능력 등을 갖춘 최첨단 무인잠수함 드론인 시폭스 편대를 페르시아만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그동안 성능과 재원이 비밀에 부쳐졌던 시폭스를 호르무즈 해협에 배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폭스 급파 사실은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의 첫 보도 이후 AFP가 관련내용을 미 해군에 확인하는 과정에서 공개됐다. 이에 따라 페르시아만에는 미국과 이란의 정면충돌 긴장감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시폭스는 길이가 1.2m, 무게가 40㎏밖에 나가지 않는 잠수함 드론이다. 수중 TV카메라와 자동추적 소나를 갖추고 있으며 모선에서 원격조정된다. 특히 내부 선체에 폭발 장약이 있어 ‘가미카제’식 임무를 수행한다. 기뢰를 발견하거나 적함을 만났을 때 충돌해 목표물을 파괴시킬 수 있다. 크기가 작아 헬리콥터나 고무보트, 소함정에서 투하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전송된 동영상을 모선에서 분석해 공격명령을 내리면 폭탄으로 변하는 바다의 드론이다. 최고 시속이 6노트(55㎞)로 수심 300m에서도 작전이 가능하다. 대당 가격은 10만 달러(1억1500만 원)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