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더러운 전쟁은 1970~80년대 남미 군사독재 정권들이 ‘콘도르작전’이란 이름하에 공동으로 벌인 좌파색출 운동의 일환으로 전개됐다.

콘도르는 남미산 큰 독수리를 의미하는데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브라질, 칠레,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남미 6개국 군정은 1974년 좌파인사제거에 합의하며 이를 콘도르작전으로 명명했다.

이에 따라 각국에서는 아르헨티나 못지않은 잔혹한 좌파색출 작전이 벌어졌고 남미의 1970~80년대는 암흑의 시대로 기록된다. 이후 1990년대 들어 민주화 정권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과거사 청산 작업도 함께 시작됐다.

칠레에서는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정권의 군사독재(1973~1990년)가 맹위를 떨쳤다. 당시 피노체트 정권의 민간인 살해는 3000여 명에 이른다고 추정되며 더러운 전쟁과 함께 중남미 최악의 인권탄압 사례로 꼽힌다. 칠레 사법부는 피노체트 독재체제가 끝난 뒤부터 끈질긴 과거사 청산작업을 벌여왔으며, 지난 2009년 129명의 독재정권 가담자를 체포했다.

브라질에서는 지난 5월 ‘과거사 청산 진실위원회’를 구성해 군사독재(1964~1985년) 동안 벌어졌던 일을 조사하고 있다. 2001년 리우 주는 독재정권 피해자 보상법을 통과시켰고 수천 명의 피해자 중 지금까지 650명이 각 1만 달러(약 1150만 원)의 보상금을 지급받았다. 1960년대 좌파 게릴라 활동으로 3년간의 옥고를 치른 바 있는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도 지난 5월 보상금을 받았다.

우루과이의 경우, 군정 종식 후에도 20년간 보수 정권이 집권하면서 어떤 조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 드디어 사면법이 폐지되면서 인권범죄 조사가 시작됐다. 우루과이 정부는 지난 2월 주변국에 관련 자료 공개 요청을 하기도 했다. 우루과이 인권단체들은 군사독재 정권(1973~1985년) 기간 4700여 명이 고문을 당했고, 이 중 250여 명이 살해됐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이 콘도르작전을 공동조사하기로 합의했다.

공동조사위원회는 당시 각국 군정이 공유했던 정보나 연대해 저지른 범죄 등 인권탄압의 실체를 규명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