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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원 원주시에서 초등학교 4학년생이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전국 청소년 상담시설에 상담을 의뢰하고 자살 고민까지 털어놓는 초등학생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난 5월 서울에 사는 초등학교 6학년생 이모(12) 양은 한 청소년 상담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예전에 같이 어울려다니던 친구들과 오해가 생겨 따돌림을 당하다 결국 반 전체에서 ‘왕따’가 됐기 때문이었다. 자살까지 고민했던 이 양은 “인터넷에서 자살 기사도 찾아보고 유서에 뭐라고 쓸지도 생각해봤지만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털어놓기에는 용기가 안났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5학년 김모(11) 양도 지난 2월 상담소 게시판에 ‘요즘 자꾸 죽고 싶다는 생각만 든다’는 글을 올렸다. 김 양은 “학년이 높아질수록 공부하라는 부모님의 잔소리가 심해지는 데다 남동생만 편애해 집에 들어가기 싫다”며 “선생님이나 친구들과 얘기해도 마음이 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5일 여성가족부의 ‘청소년백서 및 한국청소년상담원 상담 통계’에 따르면 전국 166개 청소년상담지원센터와 한국청소년상담원에 전화 및 방문 상담을 한 초등학생은 지난 2002년 6만4557명에서 2005년 15만1172명, 2011년 79만5734명 등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냈다. 9년 만에 12.3배로 증가해 같은 기간 중학생 상담자 수가 4배, 고등학생 상담자 수가 3.2배로 증가한 것과 비교할 때 훨씬 큰 폭으로 증가했다.

구체적인 상담 내용을 보면 학업 및 진로를 고민하는 초등학생들이 2008년 7만6031명에서 지난해 13만4972명으로 3년 새 1.8배로 늘었다.

이윤조 서울시 청소년상담지원센터 상담팀장은 “아이들이 어리다보니 전문 상담기관을 찾기보다 인터넷상에 해결방법을 물어보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이를 통해 갈등이 깊어지는 경우도 많은 만큼 선생님이나 전문상담사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