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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즐겁게 떠난 여름휴가, 그러나 찌는 듯한 고속도로 위에서나 인적이 드문 산길에서 차가 고장이라도 나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장시간 운전을 해야 하는 여름휴가를 떠나기 전에 차량 점검은 필수다. 특히 뜨거운 날씨에 대비해 엔진과 에어컨, 타이어 등은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냉각수 및 오일 점검 = 엔진 과열(overheat)을 예방하려면 냉각수를 확인해야 한다. 엔진룸에 있는 냉각수 뚜껑을 열어 양을 확인한 뒤 보조통에도 냉각수가 충분한지 점검해야 한다. 부동액이 들어 있는 냉각수는 엔진을 식혀줄 뿐 아니라 엔진 내부의 부식도 방지해 준다. 물이 얼 염려가 없는 여름에는 이물질이 없는 깨끗한 물을 냉각수로 사용해도 괜찮다.

엔진 오일과 자동변속기 오일도 살펴봐야 한다. 오일 게이지를 꺼내 깨끗이 닦은 다음 다시 넣었다 빼어 ‘F’와 ‘L’ 사이에 오일이 묻어 있으면 된다. 요즘에는 오일 성능이 향상돼 엔진 오일의 경우 7500㎞마다 교환해 주어도 된다. 변속기 오일의 경우 2007년 이후 출고된 차량에는 대부분 반영구적인 오일이 사용되고 있어 교환이 필요없다. 운전석 계기판의 오일 경고등은 압력을 체크하는 것이지, 오일양을 점검하는 것이 아니므로 혼동해선 안 된다.

차량이 주차돼 있던 바닥에 검은색(엔진)·붉은색(자동변속기)·초록색(부동액)·노란색(브레이크) 액체 등이 떨어져 있으면 오일이 새는 경우가 많은 만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오일 점검 시 엔진 팬벨트도 함께 검사해야 한다. 팬벨트는 손으로 눌러 단단하면 정상이며,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삑~’ 소리가 나면 벨트 장력 조정이 필요하다.

◆에어컨 및 필터 점검 = 에어컨을 2~3단으로 작동시킨 뒤 통풍구에 손바닥을 대었을 때 냉기가 느껴지면 정상 작동되는 것이다. 에어컨이 시원하지 않으면 냉매 가스가 부족하거나 가스가 누출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에는 원인을 찾아 냉매를 보충하거나 수리해야 한다. 라디에이터에 이물질이 끼였을 때에도 에어컨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만큼 출발 전 점검이 필요하다.

차량 내 공기질 관리를 위해서는 에어컨 히터 필터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필터를 제때에 교환해 주지 않으면 퀴퀴한 냄새가 날 뿐 아니라 에어컨 바람도 약해진다. 필터는 1만5000㎞를 주행했거나 6개월마다 한 번씩 바꿔주는 것이 좋다.

◆타이어 및 배터리 점검 = 출발 전 타이어의 공기압과 마모 상태, 손상 여부 등을 꼭 확인해 봐야 한다. 공기압이 낮으면 주행 중 과열현상이 발생해 타이어가 파열되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여름철에는 평소(30psi)보다 공기압을 10%가량 높이는 것이 좋다. 타이어 마모가 심하면 제동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빗길 운행 시 수막현상이 심해져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 타이어는 주행거리가 7만㎞가 넘으면 교환하는 것이 좋다.

배터리는 에어컨이나 와이퍼 등 전기제품 사용이 많을수록 수명이 단축된다. 10만㎞가 넘으면 교체해 주는 것이 좋지만 시동이 자연스럽게 걸리면 교체시기를 늦춰도 된다.

◆기타 사항 = 브레이크 패드는 제동 시 밀리는 느낌이 들면 교환해 주어야 하며 일반적으로 4만㎞ 주행 때마다 바꿔주는 것이 좋다. 또 앞 유리 와이퍼의 고무날과 작동 모터를 사전에 점검해 빗길 운전에 대비해야 한다. 이와 함께 비상상황을 대비해 삼각표지판, 소화기, 휴대 전등, 점프케이블, 사진기 등을 준비해 놓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불필요한 물건을 싣지 않고, 고속도로에서 경제속도를 유지하는 것은 연비를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유병권 기자 yb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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