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만 마시면 상습적으로 60대 노모와 어린 딸을 때려온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아버지가 술을 마시면 어린 딸이 경기를 일으키며 “아빠 죽어”라는 말만 반복할 정도로 가장의 상습적인 음주폭행은 온 가족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4일 서울 관악경찰서는 술에 취해 상습적으로 60대 노모와 4세 된 딸을 상습적으로 구타한 혐의(존속폭행 및 아동학대)로 김모(43) 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술만 마시면 폭력을 휘두르는 김 씨 때문에 아내는 3년 전 집을 나갔고 이후 김 씨는 남은 가족들을 상대로 더욱 행패를 부린 것으로 드러났지만 어머니 김모(68) 씨는 아들이 처벌받을까 두려워 경찰 신고도 꺼리며 폭력을 참아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5월31일 오전 5시부터 서울 관악구 봉천동 집에서 소주 7병을 마시고 의자 등 집안 가구를 식구들에게 던지며 욕설을 하는 등 가족들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어머니 김 씨가 “술 좀 그만 마시라”며 만류했지만 취한 김 씨는 어린 딸을 따로 방에 데려가 때리는 등 횡포는 더욱 심해졌다. 아버지에게 맞던 딸이 “아빠 죽고 엄마랑 할머니랑 살고 싶어”라는 말까지 할 정도였다. 3시간에 걸쳐 계속던 김 씨의 폭행은 참다 못한 노모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하고 나서야 끝났다.

하지만 직장 동료들은 물론 이웃들도 김 씨의 이런 행동을 알지 못했다. 택시기사인 김 씨는 직장들에서는 ‘얌전한 사람’으로 기억될 정도로 조용한 사람이었고 이웃들 또한 김 씨 가정을 평온한 가정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김 씨는 집에만 들어오면 술을 마시고 가족들을 괴롭혔고 가족들은 김 씨가 철창 신세를 질까봐 경찰에 신고도 하지 못했다.

김 씨가 붙잡힌 이후 어머니 김 씨는 병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딸은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한 아동보호센터로 옮겨져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어머니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이 음주폭행을 일삼아도 참았지만 손녀까지 계속 때리는 것은 참을 수 없어 신고했다”고 말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