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전북지역 대의원 경선으로 지역순회 대의원 투표를 끝마친 민주통합당(민주당) 지도부 경선의 막판 변수는 ▲수도권에서의 ‘손학규의 힘과 영향력’ 정도 ▲‘이해찬-박지원 연대’에 이은 ‘김두관-김한길 연대’에 대한 역풍 ▲모바일 투표의 향배 등이다.

초반 예상을 깨고 김한길 후보가 대의원 순회경선 종합 1위에 오른 가운데, 우선 관심을 끄는 남은 변수는 수도권에서 영향력이 있는 ‘손학규 파워’가 얼마나 발휘될 수 있느냐다. 이는 김 후보 부상 흐름이 계속될지를 결정짓는 최대 변수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경우 대의원 순회경선을 하지 않고 오는 9일 전당대회 당일에 투표가 이뤄진다.

이에 따라 남은 전대 기간에 손학규 고문 측의 한 표가 김 후보에게 쏠릴 수 있느냐가 최종 순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함께 치러지는 정책대의원 투표에서도 손 고문의 힘이 작용할 수 있다. 전체 2600명의 정책대의원 가운데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몫의 대의원은 무려 2000명에 달한다. 한국노총의 경우 지난해 말 민주당 창당 때 집단적으로 당에 결합했으며, 이 과정에서 손 고문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하나 주목되는 변수는 ‘김-김 연대’가 남은 전대 선거전에 어떻게 작용하느냐다. 현재까지 분위기는 ‘이-박 연대’에 대한 대의원들의 반대 여론을 김 후보가 등에 업으면서 1위까지 오르게 됐지만, 이해찬 후보 측에서 김두관 지사와 김 후보간 연대설을 공격 포인트로 삼은 가운데 일부 후보들은 “이해찬 대세론과 마찬가지로 김한길 대세론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거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1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정동영 등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분들이 ‘김한길이 대선경선을 관리하는 게 공정할 것’이라고 믿어서 저를 찍어줬을 수 있다”며 “그러나 김한길과 다른 대선후보간 짝짓기가 있었던 것처럼 말하는 것은 대의원의 뜻을 폄하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오는 5~6일 시민·당원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와 8일 시민·당원 현장투표의 표심이 어떻게 되느냐도 최종 순위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 대의원 경선 분위기가 시민 투표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면 김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친노 그룹이 지난 ‘1·15 전대’ 때 모바일 투표에서 강점을 보였던 점과, 선거인단 모집 마감을 앞두고 선거인단 신청이 급증했던 점 등을 감안하면 친노 성향 외곽조직들이 막판에 적극적으로 선거인단 등록에 나섰을 가능성도 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