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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 문제, 경쟁이 해법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이동통신 3사의 통화 성공률은 98.54%로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세계 7개 도시 평균(93.40%)보다 훨씬 높았다. 통화 성공률은 통화를 시도한 뒤 연결은 됐지만 전화가 끊기거나 음질이 불량한 경우를 제외하고 통화에 성공한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국내 통신비가 싸냐, 비싸냐의 문제를 논의할 때 가장 쉽게 잊어지는 것이 통신의 품질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은 품질에 따라 싸냐, 비싸냐가 갈리기 때문이다. 2010년 시스코사가 조사한 무선 데이터 네트워크 평균 접속 속도에서 한국은 1447Kbps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음성통화와 데이터 접속 속도 모두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데 이견이 없는 셈이다.

유태열 KT경제경영연구소장은 “한국은 세계 최고의 통신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지만, 정작 한국에 사는 사람들은 한국이 얼마나 뛰어난 정보기술(IT)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지 잘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정치권과 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통신비를 인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국회 입법조사처도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 11일 내놓은 ‘통신비 인하 논의와 정책방향’ 보고서를 통해 “일회성 통신비 인하나 소매요금 규제 중심의 정부 개입은 이용자 측면에서 만족할 만한 효과를 내기 어렵고, 민간사업자인 이동통신사의 경영 의지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의 개입은 통신 시장의 공정한 경쟁과 이동통신 사업자의 투자를 촉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통신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쟁적 시장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구체적인 정책 대안으로는 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자 확대, 단말기 자급제(블랙리스트제) 확산 등이 제시되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최근 CJ헬로비전, 온세텔레콤 등이 MVNO 시장에 진입하면서 기존 이통사 대비 20~30% 할인된 요금 상품을 출시해 요금 경쟁이 촉발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 국내 이통사들은 ‘자급 단말기 전용 요금제’를 잇따라 출시하면서 요금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정윤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근본적인 요금 경쟁에 대한 평가없이 통신비 인하를 단시간에 달성하기 위해 요금부과 방법(요금제)만 수정하거나, 일회성 인하에 치중한 점은 그동안의 통신비 인하 정책의 한계점”이라며 “경쟁적 시장 구축을 통한 효과적인 통신비 결정 메커니즘이 정착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