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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총상·고문·구타 등으로 부상을 당한 피해자들이 극심한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일명 트라우마)을 겪고 있어 국가 차원의 치유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5·18기념재단과 5·18유족회 등에 따르면 5·18 당시 부상을 입거나 가족을 잃은 피해자 중 자살한 사람은 지금까지 42명에 달한다. 이는 5·18 피해자로 인정받은 뒤 사망한 400여명 중 10%에 달하는 수치다. 일반인들의 평균 자살률이 0.03%(2010년 기준 10만명당 31.2명)인 점을 감안하면 330배나 많은 셈이다. 이들은 대부분 고문·구타 후유증에 따른 우울증, 불면증, 환청 등을 호소해오다 극단적인 방법으로 생을 마감했다. 실제로 2010년 9월 자살한 지모(당시 56세) 씨는 유서에 ‘꿈에 항상 군인들이 나타나 살 수가 없다. 고문 후유증을 견딜 수 없다’고 썼다. 앞서 5·18기념재단이 2007년 집계할 당시에도 사망한 5·18 피해자 376명 중 39명(10.4%)이 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세의 경중에 차이는 있지만 생존해 있는 5·18 피해자 4000여 명 중 60%가량이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5·18단체 관계자는 말했다. 이들 중 133명은 정기적으로 입원해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중증 환자다. 5·18 피해자들이 가정 내에서 잦은 발작을 일으키고 폭력을 행사하면서 가족들 역시 우울증, 불면증, 이유 모를 분노감 등 2차 피해를 겪고 있다.
5·18 피해자의 트라우마 치료를 위한 첫 공적 시도는 오는 6월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도시공사 건물에 개소할 ‘트라우마센터’가 된다. 그러나 센터장, 간호사 등 근무인원 10명에 연간 예산 7억8900만 원(국비, 시비 각 50%)으로 운영되는 이 센터가 제 기능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광주 = 정우천 기자 goodp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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