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영(여·90·인천 부평구) 씨는 3년 전 양쪽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했다. 수술하기 전 김 씨는 통증에 시달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고, 다리가 펴지지도 않았었다. 김 씨는 “수술 뒤부터는 자전거를 타고, 등산도 할 수 있게 됐다”면서 만족스러워했다.

100세 시대, 고령환자들도 적극적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명이 늘어나면서 관절이 아파도 소극적으로 대처해 오던 고령자들이 젊고 활기찬 삶을 위해 적극적으로 수술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관절 전문병원인 힘찬병원이 지난 4년간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1만250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환자 중 9.7%가 80대 이상 고령환자였다. 이는 2008년(5.5%)과 비교하면 무려 75%나 증가한 수치다.

노인들의 인공관절 수술 증가는 전체적인 노인 의료비 증가 추세와 일맥상통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노인 진료비는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16.9%나 급증했고, 노년층 중에서도 85세 이상의 진료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월평균 진료비는 32만5370원으로 10년 전보다 5배 이상 늘어났다. 고령화 시대가 이어지면서 병원을 찾는 심리적 문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셈이다.

과거와 비교해 수술이 더 안전해진 것도 중요한 이유다.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검사기술 발달로 간단히 수술할 수 있는 초기 단계에서 관절질환을 발견하는 경우가 늘어났고, 노인 마취 기법이 발달해 호흡곤란이나 폐렴 등 합병증 우려 때문에 수술을 포기하는 경우가 줄었다. 내시경·복강경 등으로 최소 부위만 절개하는 수술 기법으로 발전했다. 최소절개, 무수혈수술, ‘우주복’ 형태의 수술복을 착용하는 무균시스템을 통해 감염률을 낮추는 등 인공관절 삽입술도 발전했다. 힘찬병원 김상훈 원장은 “인공관절 수술 시간도 1시간 안팎으로 짧아졌고, 출혈량도 적어 고령자도 무리 없이 수술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음성원 기자 esw@munhwa.com